`대우 구명로비' 조풍언 구속, 김우중 병상조사
`대우 구명로비' 조풍언 구속, 김우중 병상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검찰, 강도높은 조사 예고…로비실체 밝혀지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1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대우 퇴출저지'를 위한 로비창구였다는 의혹을 받아온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68)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홍승면 부장판사는 "제출된 자료 증거에 의해 피의사실이 충분히 소명되고, 사안의 성격상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정보시스템 대주주인 조씨는 2006년 3월경 대우정보시스템의 전환사채(CB)를 저가로 발행해 회사에 300억∼5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과거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는 조씨의 회사인 홍콩소재 KMC였으나 G사가 헐값으로 CB를 전부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조씨가 G사를 앞세워 CB를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99년 6월 조씨 소유 KMC로 ㈜대우 미주법인의 자금 4천430만달러를 빼돌려 이중 일부를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입에 사용한 정황은 밝혀냈으나 재미교포인 조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아 정확한 용처를 밝혀내지 못했었다.

검찰은 조씨가 3월초 돌연 자진 입국함에 따라 1999년 김우중 전 회장이 빼돌린 돈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ㆍ관계에 대우그룹 구명로비를 벌였는지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단 대우정보시스템과 관련한 비리가 드러남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이날 조씨의 구속으로 CB발행을 둘러싼 비리는 물론 로비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수 차례에 걸쳐 병원에 입원중인 김우중 전 회장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으며, 이달 초에는 대우정보시스템 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KMC 명의 주권을 찾아내 압류했다.

민사재판을 통해 KMC가 소유하고 있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165만여주가 김 전 회장의 빼돌린 재산임이 확정되면 국고로 환수할 수 있으나 그동안 주권을 누가 갖고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었다.

검찰은 대우정보시스템의 자금흐름을 추적해 김우중 전 회장이 빼돌린 자금이 주식매입에 사용됐음이 확실한지, 세탁과정을 거쳐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돈이 건네지거나 관련 인사들에게 로비자금으로 쓰였는지를 계속 수사한다.

또 대우정보시스템의 재무 관계자 등 CB발행에 관계된 임직원들을 추가 조사하는 한편 조씨가 G사와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 G사가 CB를 매입한 자금의 성격 등을 파악해 혐의 내용을 확정짓고, 신병처리 대상자를 추려낼 계획이다.

조씨의 구속을 필두로 `정ㆍ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사정(司正)작업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재수사 초기 `10년 전, 해외에서 벌어진 일' 이라며 난색을 표했던 검찰이 "구속기간 20일 동안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혀 로비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씨가 로비를 했다면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제3자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시효가 이미 만료됐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조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김모 대우정보시스템 감사에 대해서는 주거가 분명하고, 수사받는 태도 등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차대운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