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의 문장가 이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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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문장' 출간
"글을 짓는 데 그대가 꼭 필요하다. (중략) 다만 대원군을 위하여 명백하게 사실을 밝혀 이 글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글자를 볼 때마다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하라."
임오군란 당시 대원군이 청나라에 압송되자 고종은 청나라 황제에게 바칠 주문(奏文)을 이건창(李建昌.1852-1898)에게 작성하도록 했다.

이건창은 이처럼 고종에게 뛰어난 글 솜씨를 인정받았던 구한말의 지식인으로, 창강(滄江) 김택영(金澤榮), 매천(梅泉) 황현(黃玹)과 함께 구한말 3대 문장가로 꼽힌다.

이조판서 이시원의 손자로 태어난 이건창은 14살이 된 해인 1866년 병인양요 때 장군들이 칼을 버리고 도망가자 조부가 이를 한탄하며 양잿물을 마시고 자결하는 것을 보았고, 이시원의 순절을 기려 치러진 별시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19살의 나이로 벼슬을 시작해 26살 때는 암행어사로 부임, 부정부패를 파헤치는 청렴한 자세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고종은 탐욕을 부리는 신하에게 "만약 네가 악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내가 장차 이건창과 같은 암행어사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의 마지막 문장-조선조 500년 글쓰기의 완성 이건창'(글항아리 펴냄)은 이처럼 뛰어났지만 후대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온 문장가 이건창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대구 지역 한학자인 송희준 씨가 이건창의 문집인 '명미당집'을 완역하고, 180여편의 산문 중에서 50여편을 골라 해설을 덧붙였다.

"다만 뜻이 연속하고 관통하게 하여 분명하고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조사 따위의 쓸데없는 말을 구사할 겨를이 없으며, 속어 사용을 꺼릴 겨를이 없다. 다만 바른 뜻을 놓쳐버리는 것과 하고자 하는 말을 싣지 못했는가를 염려해야 한다."
조선 최고의 문장가 이건창이 말하는 작문 비법이다.

408쪽. 1만6천원.(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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