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권력에 맞선 독설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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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목사 '예수의 독설' 출간

 "이 뱀 같은 자들아, 독사의 족속들아! 너희가 지옥의 형벌을 어떻게 피하랴?"

마태복음 23장에서 예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위선자'로 몰아붙이면서 "이 모든 죄에 대한 형벌이 이 세대에 내리고 말 것"이라며 독설을 퍼붓는다.

재야 신학연구단체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인 김진호 목사는 '예수의 독설'(삼인 펴냄)에서 "당대 예수는 유대교 회당이나 성전 언저리에서 금관을 쓴 이로 살아간 것이 아니라 권력에 맞선 독설가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비판을 잃은 사회는 역사 속에서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는데 파시즘이 그것이며, 비판을 해체하는 그릇된 담론은 엄청난 파국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독설을 퍼부은 것은 당대 지식인이었던 그들이 비판의식을 잃고 메시아와 대중을 분리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어떤 메시아도 그들의 기준을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참된 의인은 거짓 메시아가 되어 대중의 비웃음을 받으며 처형당했는데 세례자 요한이 그러했고 예수 자신도 마찬가지 운명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예수는 식민지 상황에서 통치자의 무자비한 착취로 삶의 밑바닥까지 흔들렸던 유랑자들과 삶을 함께했다"면서 "그 자신이 유랑자였던 예수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외친 것은 그가 사회적 위협 아래 적나라하게 노출된 사람들을 해방하려는 운동을 펼쳤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급성장한 한국의 대형 교회들이 '체제의 제도화'를 통해 보수화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해 저자는 경계심을 보인다. 이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권력에 저항했던 예수의 모습에서 벗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저자는 예수의 처녀수태 등에 관한 논란에 대한 글에서 "처녀에게서 난 아이는 당시 유대사회에서 고아를 의미했다"면서 "사회적으로 어떠한 귀속성도 갖지 못한 채 태어난 '무연고의 존재'로서 메시아가 이 땅에 왔다는 것에 기독교 신앙의 비밀이 들어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어떠한 연줄도 없이 우리에게 다가왔다는 점에서 예수는 '성령'으로 온 존재"라며 "우리는 그가 처녀에게서 아비 없이 난 존재임을 고백하면서 기독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384쪽. 1만5천원.(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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