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시대 저물고 다윗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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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군대, 세상을 정복하다' 출간

애덤 스미스(1723-1790)는 직공 한 명이 하루종일 핀 하나도 만들기 어렵지만 여러 사람이 분업하면 수만 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대량생산 기술을 찬양하면서 조직의 덩치를 키우는 일에 몰두했다. 대기업, 큰 정부가 많은 일처리를 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평가받는 '골리앗 시대'였다.

미국의 인기블로거 글렌 레이놀즈는 책 '다윗의 군대, 세상을 정복하다'(베이스캠프 펴냄)에서 21세기는 골리앗의 시대가 저물고 소시민이 역사의 중심무대에 서는 '다윗 시대'라고 말한다.

대량 생산 맥주만 마시던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 블로그에 오른 맥주 제조법을 찾아 자기 만의 맥주를 만들어 마시고, 연인을 위한 수제 초콜릿을 만들며, 좋아하는 노래만 골라 음반을 굽는다.

인스타펀딧(instapundit.com)이라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테네시대 법대 교수인 저자는 나노기술과 컴퓨터 기술의 눈부신 발달이 다윗의 시대를 열었으며 더 발달시킬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는 언론과 국토안보, 테러방지, 제조업과 과학연구까지 다윗들이 활약하는 분야를 제시하고 미래를 예견한다.

인터넷의 아마추어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는 한탄도 있지만 이제는 전문가들에게만 세상을 맡기기에는 기술이 너무 발달했다. 누구나 영상 촬영이 가능한 휴대전화와 스틸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고 수십년전에는 대학에나 한 대 있을까말까하던 직경 28㎝ 망원경을 구입해 하늘을 들여다보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널려있는 세상이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치기 사흘 전 날씨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던 무명 블로거가 카트리나의 위력을 우려하며 주민들이 대피해야한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던 일화는 다윗의 활약이 국토안보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언론 분야에서도 논쟁의 빌미가 될 주제들을 거침없이 풀어놓는다. 조류인플루엔자나 광우병 파동에서 네티즌의 활약을 두고 시시비비가 일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이런 흐름을 한 블로거의 말을 인용해 '미디어'가 아닌 '위디어(we-dia)'시대라고 정의한다.

"웹로그나 플래시 미디어가 조만간 주류 언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이들이 점점 더 능숙하게 주류 언론의 보도기사를 보완하고 도전한다는 증거는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지금까지의 뉴스와 보도는 '그들'이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모두가 한다. 이것이 기존 언론의 심기를 건드릴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전통 언론은 언제나 독점의 특혜를 누려왔다. 그러나 이런 독점 탓에 자승자박의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127쪽)

곽미경 옮김. 336쪽. 1만4천원.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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