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자아'의 전원을 다시 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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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해부학' 출간
 '마음의 해부학'(21세기북스 펴냄)은 1969년에 나온 뒤 세계적으로 1천500만부가 팔린 일반심리학의 고전이다.

저자인 미국 정신과의사 토머스 해리스는 프로이트가 말한 '이드'나 '초자아'의 개념은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는데는 쓸모가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정신의학적 치료에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마음의 구조를 '아이자아', '부모자아', '어른자아'로 구분하고 인간이 이들을 적절히 통제하면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내세운 방법은 '교류분석'이다. "내가 어떤 행동을 보여주면 너도 이에 반응하는 행동을 보여줘야한다"는 전제 아래 인간이 서로 교류할 때 인간의 다양한 본성 중 어떤 부분이 등장하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이 아닌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자기 안에 여러 얼굴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다른 얼굴들이 불쑥 튀어나올 때 사람들은 당황하고 번뇌의 휩싸인다.

해리스는 이런 상황을 해리스의 '부모자아'와 '어른자아', '아이자아'의 존재로 설명한다.

'부모자아'는 태어나서 5살 때까지 피동적으로 인식한 외부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 저장소다. 이 시기는 주로 부모가 보인 행동과 의견이 기록 테이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자아'로 불린다.

어머니의 즐거운 탄성과 자부심 가득찬 아버지의 표정,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꽃병을 깨지마라' 등 수천가지의 '하지마'와 '안돼'가 저장돼있는 곳이다.

'아이자아'는 부모자아와 동시에 기록이 진행된다. 아이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이해했던 것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시기에 아이가 느낀 좌절감은 '아이자아'속에 영원히 기록된다.

어른이 돼서도 어릴 때 꾸지람을 들었던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면 '아이자아'가 등장해 상실감, 절망감, 거부감을 표출한다.

과거의존적인 부모자아와 아이자아만 존재한다면 우리 인생에서 변화의 희망을 찾기는 어렵다.

다행히도 생후 10개월때부터 '어른자아'가 움트기 시작한다. 아기는 자기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게되면서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모험에 돌입하며 자랄 수록 어른 몰래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장난을 저지른다. '어른자아'는 생후 몇년간은 연약하고 불확실해 부모자아나 아이자아에 패배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강력해진다.

해리스 박사는 바로 이 어른자아를 자극해 일깨우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어른자아를 발동하는 것이 곧 이성이며, 편견과 고정관념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출판사측은 책이 정식판권계약을 통해 번역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성숙 옮김. 344쪽. 1만5천원.(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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