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땐 포크댄스를 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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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 동화 '날마다 뽀끄땡스' 출간
 "아가, 우리 오랜만에 뽀끄땡스 한번 추까나?"
할머니와 단둘이 외딴 밤섬에 사는 열두 살 소녀 민들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뭍으로 일 나간 엄마가 사실은 식당 아저씨와 재혼을 했다는 것을 알고 그리움과 배신감에 속에 탄다.

엄마는 들레를 위해 도자기로 만든 오카리나를 부쳐오지만 바닷가에서 오카리나를 부는 들레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고 휑하다.

이런 들레를 위로하는 사람은 들레와 같은 5학년인 진우다. 어느 날 밤섬을 지키는 해군의 딸 보라가 서울에서 이사온다. '서울까투리(서울 깍쟁이)'라고 보라를 경계하던 들레는 보라도 엄마 아빠가 이혼한 아픔을 지녔다는 것을 알고 마음을 열고, 진우ㆍ보라와 함께 삼총사가 된다.

엄마가 그리운 마음에 비단고둥을 주워 번 돈으로 몰래 뭍으로 간 들레는 엄마가 낯선 아저씨와 있는데다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된 것을 보고 가슴이 무너지는데….

"이놈의 가시네. 거기가 어디라고 거기까지 갔다왔냐? 애린 것이 벌써부터 지 맘대로 핵교도 빼먹고, 커서 무시될라고 그럴까? 느그 어매 불쌍하지도 않냐?" 라며 들레를 나무라는 할머니.

온 동네가 모인 운동회날 포크댄스를 신나게 춘 할머니는 "나는 이 뽀끄댕스만 추면 없던 힘도 생겨나는 것 같어야. 들레야. 이 할매랑 날마다 뽀끄땡스 춤시롱 재미나게 살자"며 들레의 손을 꼭 잡는다.

제4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인 동화작가 오 채의 '날마다 뽀끄땡스'(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심지 굳은 할머니와 착한 손녀 들레의 이야기를 순하게 들려주는 수채화 같은 동화다.

아주 색다른 소재도 아니고 긴장감을 높이는 극적인 구성도 없지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순우리말을 쓰는 주인공들의 대사와 서정적인 배경묘사가 어우러져 감동을 준다.

오승민 그림. 초등학교 5-6학년 이상.172쪽. 8천500원.(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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