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권 기후대사 "기름값 두 배로 올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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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세제개혁 등 통해 환경과 인간생존 지켜야"

"기름값을 더 올리고 혼잡통행료도 과감히 확대해야 합니다. 환경과 인간의 생존을 위해 이젠 소비자의 책임도 진지하게 생각해야죠."

지난 2일 임명된 정래권 초대 기후변화대사는 28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생태효율성을 기준으로 삼아 세제개혁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사회와 경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는 백화점에 손님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승용차를 몰고 달려가는 지금 현실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며 "선진국은 테마파크 같은 큰 시설에도 대형 주차장을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경우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교외에는 대형시설을 짓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라며 "우리도 복잡한 도심에서 승용차를 모는 것을 규제하는 등 더 늦기 전에 소비자의 권리뿐 아니라 책임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대사는 한 런던 시장이 낙선 위험을 무릅쓰고 대다수 시민이 반대하는 혼잡통행료 신설을 주장했다가 나중에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 인기가 더 올라가 당선된 사례도 소개했다.

이어 "생태세제개혁(Eco-tax reform) 등을 통해 우리의 환경을 지켜야 한다"며 "예를 들어 다른 세금은 절반으로 낮추고 기름값은 두 배로 올리는 등 세금부담을 늘리지 않고 친환경적인 소비행태를 유도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소득세를 안 걷는 대신 환경세나 탄소세를 신설해 각자가 쓰는 탄소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면 쓰레기종량제 실시로 쓰레기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사는 반환경적이고 개념 없는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인천국제공항을 꼽았다.

동북아 허브를 목표로 도심에서 70㎞나 떨어진 곳에 공항을 세우면서 `달랑' 도로 하나 만들고, 공항철도 노선을 김포에서 시작하도록 한 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콘셉트와 마인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정 대사는 기후변화 논의와 관련해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집요하게 요구하면서 정작 필요한 조언을 하거나 동기부여는 전혀 하지 않는다"며 "먼저 모범을 보이고 적절한 인센티브를 주는 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다리 구실을 해야 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협약이라는 파도에 빠지느냐 올라 타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기에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주 프랑스대사관 참사관, 주 유엔대표부 참사관, 외교부 환경과학담당 심의관, 국제경제국장을 거쳐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환경 및 지속가능발전국 국장을 맡아왔다.(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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