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에서 추측성 기사나 외국의 심각한 사례를 함께 보도해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고 요즘 가장 큰 이슈인 광우병 파동과 겹치면서 국내 양계농가와 오리 사육농가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철새에 의해 주로 추운 겨울철에 조류독감이 발생하였으나 이번에는 날씨가 따뜻한 봄철에 발생하여 동남아시아처럼 조류독감이 토착화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조류독감은 주로 닭이나 오리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주로 철새의 배설물이나 분비물에 의해 전파되고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에 감염되면 치명적이며 135종에 달하는 혈청형 가운데 H5N1은 ‘고병원성’으로 분류되어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류독감에 사람이 감염되면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고열이 나면서 기침과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나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일주일 이내에 닭이나 오리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면 조류독감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좋으며 조류독감바이러스는 열에 매우 약하여 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바로 죽기 때문에 삼계탕이나 오리구이 같이 익힌 음식물에 의한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새의 분비물을 밟았다거나 닭이나 비둘기와 단순히 접촉했다는 이유로 조류독감에 걸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며 ‘접촉’에 의해 감염되므로 평소 손 등을 자주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5월 20일 의사협회에서 열린 조류독감에 대한 심포지움에서도 “실제로 인체감염의 가능성은 낮은데도 불구하고 국민 불안감이 지나쳐서 양계업자와 국민 모두가 입지 않아도 될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6-8월은 복날 등으로 인해 닭고기의 소비가 많은 계절이다. 조류독감에 대한 오해를 씻고 건강에 좋은 닭고기와 오리고기도 많이 먹어서 주름진 양계농가의 시름도 덜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지현·중앙병원 제1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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