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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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속에는 수(數)에 얽힌 징크스가 많다. 사람마다 각기 행운의 수와 저주의 수가 있다.

세계 각 나라별로도 수의 징크스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문화와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7자하면 ‘러키세븐(Lucky Seven)’이 연상되듯이 행운의 수로 꼽힌다.

그러나 오래전 동양에선 7자가 들어간 ‘칠거지악(七去之惡)’을 최악의 죄로 다스렸다.

서양에선 13에 얽힌 터부가 심하다.

특히 13일이면서 금요일까지 겹쳐진 ‘13일의 금요일’은 가장 저주받은 날로 삼는다.

여기에는 예수가 12명의 제자와 최후의 만찬을 벌일 때 13번째 손님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이기 때문이라는 등 여러 설이 있다.

▲중국은 8자를 최고의 숫자로 신봉한다.

8자의 발음 ‘파’가 재산을 모은다는 뜻을 가진 ‘發財(파차이)’의 앞 자 ‘發’ 발음과 비슷해 재운(財運)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8월 8일 오후 8시로 정했을까.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재앙들은 공교롭게도 8과 인연이 깊다.

지난 5월 12일 발생한 쓰촨성 대지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올림픽 개막을 88일 남긴 시점이었다. 이날의 숫자를 모두 더해도(5+1+2) 8이 된다.

티베트 유혈사태가 발생한 3월 14일도 숫자 모두 더하면 8이다.

이를 두고 황금만능주의 맹신에 대한 신의 경고라는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

▲반면, 베트남 사람들은 8자를 매우 싫어한다.

8자를 옆으로 돌려놓으면 마치 수갑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말에도 ‘아홉수’라는 것이 있다.

19세, 29세, 39세 등 아홉수에 해당되는 해에는 결혼식이나 집 옮기기 등 가정의 대소사를 치르지 않다는 세속적 금기(禁忌) 심리를 말한다.

그러나 민속학자나 역리학자들은 아홉수가 어디에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미신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아홉이라는 숫자가 단위가 바뀌기 전 숫자여서 무슨 일을 결산하거나 마무리 한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 것이 결혼이나 사업에서 걸림수로 와전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9자는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그러니 숫자의 행운과 저주는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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