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소통?…민심 듣는다더니 보수ㆍ원로만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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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강조하며 외부인사들과 면담하고 있으나 보수 색채가 짙은 종교계 원로들만 만나면서 '반쪽 소통'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에게서 종합적인 국정쇄신 필요성을 요청받은 이후 6일 불교계 지도자, 7일 기독교 목사들과 오찬 회동을 했으며 9일에는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과 회동했다.

이 대통령은 정 추기경과 오찬 회동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인선 과정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측면을 소홀히 한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이 다른 인사들과도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반기를 들고 있는 젊은 세대와 진보진영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조언을 구하는 대상이 보수성 강한 원로들 일색이어서 최근 국정혼란을 야기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나 노동계 지도자, 야당 지도부, 신세대 시민운동가 등은 조언을 구할 대상으로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

청와대 측은 종교계 원로 외에 현승종 전 국무총리,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을 비공개로 만나 조언을 들었다고 했으나 보수성 강한 원로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정작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세력은 외면하고 좋은 말만 할 사람들을 골라서 만나면 무슨 소통 효과가 있겠느냐"는 평가가 제기됐다.

특히 종교계 원로들과 회동에서는 "한총련 학생들이 (촛불집회에) 가담하고 있어…" "소나기는 피하라" "배후에 김정일이 있는 것 아닌가" "일은 그때(참여정부) 다 벌여놓은 것" 등 오해 소지가 있는 불필요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와 구설수만 낳았다.

회동 내용 면에서도 이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 불가피성을 설득하고 원로들이 이에 호응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낮은 자세로 의견을 듣겠다'는 다짐과는 차이를 보였다.

(본사제휴=매일경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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