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이야기 - 성산읍 모구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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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과 노랑의 어우러짐을 보자

바야흐로 유채꽃의 계절이다. 일찍 파종한 것은 벌써 1월 말 피기 시작했지만 정상적인 것들도 이제 노란색을 토해내고 있다. 모구리 오름으로 가다가 유채꽃을 만나면 내려서 사진도 찍고 오름에 올라가 점점이 수놓아진 색의 향연을 즐기자.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리에서 성산읍 수산리로 가는 길 영주산 북서 방향으로 약 2.3㎞ 지점, 오른쪽 난산리로 나뉘어지는 길목에 있다. 농로를 통해 올라가면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꽃이 산자고, 지금쯤 허리를 굽힌 채 피어난 할미꽃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해던가. 3월 말, 정상 능선 아래쪽으로 조르르 솟아오른 고사리를 만난 때도 있었다. 능선을 오르며 사방에 널린 오름의 곡선과 밭담, 그리고 초록과 노랑의 어울림을 보자.

표고 232m, 실제 높이 82m, 둘레 2327m의 모구리 오름은 완만한 산등성이가 반달 모양으로 휘어져 남쪽으로 크게 벌려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다. 그 굼부리(분화구) 속 어머님 품처럼 따뜻한 양지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워도 좋으리라.

멀리 한라산의 설경은 그만두고라도 유건에 오름 너머로 보이는 섭지코지와 대수산봉, 성산 일출봉, 두산봉, 지미봉, 그리고 바다 건너 우도의 쇠머리 오름이 고만고만한 높이로 눈인사를 한다. 오랜 세월, 제자리에 만족하면서 남의 자리를 넘보지 않고 우정을 다져온 그들에게서 삶의 자세를 배우자.

가이드 홈페이지 www.ormorm.com. 연락처 016-698-1948.
<오름오름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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