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상’을 말한다, 고정관념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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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헌씨 몰드프로젝트
4곳서 이색 설치미술전


1917년 마르셀 뒤상은 ‘변기’ 작품을 통해 ‘개념(Ready-made)미술’을 탄생시켰다. 당시 소변기 하나를 달랑 출품해 주목을 끌었던 그의 파격적인 예술은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 변기를 틀(Mold)이라는 또 다른 단어로 규정짓고 수작을 부리는 이색 기획전이 열린다.

올해 제주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김영헌씨(27)가 4곳의 다른 공간에서 ‘몰드 프로젝트(Mold Project)’란 주제로 여는 설치미술전이 그것.

‘뒤상에 대한 평론’을 위한 전시라는 성격을 부여한 이번 설치전에서 김씨는 변기를 변기로만 보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한다.

▲변기는 요강(Stool)이다=제주시청 인근 술집 20여 곳을 돌며 변기에 ‘부시’의 얼굴이 그려진 라벨을 부착해 ‘더러움’이라는 변기의 원래 속성을 더욱 강조했다. 평화에 역행하는 ‘부시’의 이미지를 변기의 이미지와 교묘히 혼합시키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변기는 그릇(Vessel)이다=변기에 잔치 음식을 담아 변기의 또다른 용도를 보여준다. 24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제주시 칠성로 준케이시(JUN.K.C) 스튜디오에서 선보이며 이어 자연사랑갤러리(28~29일)에서는 소변기(남성)와 대변기(여성)를 기본도구로 활용해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엮은 웨딩앨범 사진전을 갖는다.

▲변기는 박스(Box)다=변기에 얼음을 채우고 그 안에 맥주를 두었다가 마시는 아이스박스의 역할을 부여한다. 오는 29일 학교 과 커플이던 강정의씨(섬유전공)와 결혼식을 올린 후 관덕정 근처 피로연장에서 시도하는 설치전이다.

▲변기는 의자(Chair)다=다음달 2~4일 서울 홍익대 근처 삼지스페이스에서 변기를 걸터 앉는 의자로 대체시키는 설치전을 선보인다.
작가는 그릇.박스.의자 등으로 변기의 쓰임새가 날마다 달라지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변기를 또 다른 단어로 규정지을 것을 요구한다.
김씨는 전시장 모습과 관람객들의 반응을 영상에 담아 자신의 홈페이지(www.noplan.pe.kr)에 올릴 계획이다.

“‘디자인 아트’를 공부하기 위해 영국 유학을 준비 중”이라는 김씨는 “전문가들만 이해하고 대중들에게 근접할 수 없는 전시의 틀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의 011-639-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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