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에게 첫 번째 부인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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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에 담긴 뜻 '벌거벗은 성서'
성경의 첫 부분인 창세기는 꼼꼼히 읽다 보면 여러 대목에서 막힐 때가 있다. 하나님은 아벨의 제사는 받아들이고 카인의 것은 받지 않았는지, 인간을 창조할 때 유일신인 하나님이 "우리의 형상을 따라…"(Let us make man…)라고 말한 대목에서 '우리'는 누구로 풀어야 하는가 등을 그런 예로 들 수 있다.

이상성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가 써 낸 '벌거벗은 성서'(인물과사상사)는 눈 밝고 꼼꼼한 성서 독자들에게 이런 의문을 풀어줄 열쇠를 제시한다.

저자는 하나님이 농사를 지은 카인의 제사보다 유목을 한 아벨의 제사를 받아준 것은 유대 민족의 유목 생활을 우월하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후세에 성경을 편집할때 유대 민족에게 잔인 무도했던 바빌론 민족이 농경을 기반한데 착안, 농경을 혐오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는다.

저자는 또 알렉산더 하이델의 저서 '바빌론 기원과 탄생(원제 The Babylonian Genesis:The Story of Creation)'을 인용해 창세기의 천지창조 이야기와 바빌론의 신화인 '에누마 엘리쉬'가 유사하며 오히려 에누마 엘리쉬가 더 자세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와 함께 첫 번째 인간인 아담에게 첫 번째 부인이 있었지만 도망쳤다는 내용도 담고있다.

저자는 창세기 가운데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를 돕는 사람"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이 같은 추론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유대인의 설화에서는 '릴릿드'라고 부르는 여성이 이브보다 먼저 창조됐으나 도망친 것으로 돼있다고 소개한다.

특히 한글 성경에는 인간을 창조할 때 사람과 동물을 모두 흙으로 빚어 만들었다고 돼 있지만 영어 성경에서는 동물은 흙으로(out of the ground) 사람은 먼지로 빚었다(from the dust of the ground)고 나눠서 기술하고 있다면서 이는 인간에게는 영(靈)을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일반 신자들이 잘 모르는 이런 내용은 설교나 성경 공부에서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을 뿐이지 대부분 창세기 주석서에 나온다는 게 성경학 교수들의 설명이다.

"우리의 형상을 따라…"(Let us make man…)라고 쓴 창세기의 인간 창조 대목은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아내, 우리 남편"이라고 흔히 말하는 것처럼 크고 위대한 것을 복수형으로 표현하는 유대인의 말 습관에서 나온 것이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315쪽. 1만3천원.(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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