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 나이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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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지하수하면 우선 떠오르는 방언이 있다.
이른바 ‘물 따위가 땅속으로 스며드는 구멍’을 뜻하는 ‘숨골’이란 단어다.

예전엔 ‘숨굴’ 또는 ‘숭굴’이라 발음했다. 지금도 이같이 발음하는 도내 지역도 많다 한다.

그러나 최근에 와선 숨골로 통일된 느낌이다.
언어학자들은 이를 두고 굳이 틀린 표현이라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한다.
사전적으로 땅이 움푹 파이거나 깊게 들어간 곳을 ‘굴’ 또는 ‘골’이라 부르기 때문인 것 같다.

숨골은 지질학적으로 용암류와 화산 쇄설물이 겹겹이 쌓이면서 형성된 공동(空洞)을 지칭한다. 그런만큼 토양과 토양 사이, 토양과 암석 사이에 형성된 그 규모 또한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은 촘촘하여 현미경으로 들여다 봐야 할 정도이지만, 동굴처럼 대형 규모도 있다.

▲빗물은 땅에 내린 직후 지표수가 된다.
지하수는 지표수가 숨골을 통해 지하로 침투하는 순간부터로 정의된다.
지하수의 나이 또한 지표수가 대기와 차단된 이후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마시는 지하수 나이는 몇 살이 될까. 한마디로 몇 년산일까.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제주도광역수자원관리본부는 평균 16년산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암석 틈을 통해 솟아나는 지하수인 용천수 8곳과 관정 지하수 26곳을 측정한 결과다.

미국 하와이주의 지하수 나이는 평균 26년산, 충북 청양지역은 26~29년산이라 한다.
제주 지하수의 순환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조사 지역별 수치는 최저 1년에서 최고 53년이란 스펙트럼대를 형성했다.

남부지역은 10년 이내의 나이를, 동부.북부.서부지역순으로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았다.

나이를 놓고 지하수 수질 등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제주 지하수 순환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가 병행된 뒤에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수질 평가는 수질 자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게 어떨까.

이를테면 10년산 지하수, 25년산 지하수라고 나이 라벨을 붙이는 방식으로 말이다.

우리는 매년 3월 22일이면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라 하여 물 보전에 대한 많은 다짐을 했다. 하지만 실제 물 씀씀이가 너무 헤프다.

그래서 지하수에 그때그때 나이를 붙인다면 값 비싼 위스키처럼 값 비싼 물로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다.

물이 없는 제주는 생명이 없는 섬이며, 제주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기에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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