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준비생 가운데 국가에 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직을 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졸업자 4명 중 1명은 대학 시절 공무원시험을 준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일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학생의 공무원시험 준비가 취업.보수, 직업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한국행정학회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 분석을 위해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자료를 통해 2년제 및 4년제 대학졸업자 2만6천544명을 조사했다.
◇ 국가봉사 목적 사실상 전무
분석 결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로는 직업의 안정성이 70.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주위의 권유 6.1%, 좋은 근무환경 5.9%, 공직의 자부심 4.8% 등이었다. 반면에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시험 준비기간은 평균 14.8개월이었고 여성은 11.5개월, 남성은 13.9개월이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시험기간이 긴 것은 여성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시험별로는 사법시험이 32.8개월로 가장 길었고 이어 외무고시 22.3개월, 행정고시 22.1개월, 임용고시 18.3개월, 기술고시 15.9개월, 7.9급 공무원시험 10.6개월, 공기업시험 10.1개월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교육대 졸업생이 일반대 졸업생보다, 서울소재 대학생이 지방지역 졸업생보다, 인문.예체능 계열보다는 다른 계열의 취업률이 더 높았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학점이 높을수록 취업 가능성이 컸다.
◇ 여성은 29%가 공무원 준비
대학 시절 공무원시험 경험이 있는 사람은 26.6%에 이르렀다. 성별로는 여성이 29.4%, 남성은 24.3%였다.
전공별 공무원시험 준비 경험자 비율은 인문계열 27.0%, 사회계열 30.2%, 교육계열 68.3%, 공학계열 20.8%, 자연계열 26.6%, 의학계열 20.5%, 예체능계열 9.3% 등이었다. 교육계열이 높은 이유는 임용고시 때문으로 보이며 의학계열은 의사고시와 약사고시를 공무원 시험으로 잘못 이해한 데 따른 잘못된 응답일 가능성이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7.9급 공무원시험이 54.5%로 가장 많았고 임용고시 23.4%, 공기업시험 14.4%, 행정고시 3.1%, 사법시험 2.7%, 기술고시 1.7%, 외무고시 0.3% 등이었다.
성별로는 ▲공기업시험 비율이 남성 21.4%, 여성 7.6% ▲임용고시는 남성 35.7%, 여성 10.4% ▲사법시험은 여성 1.6%, 남성 3.8% ▲행정고시는 여성 2.7%, 남성 3.7% 등이었다.
◇ 공무원 준비생 절반, 공공부문 취업
공무원시험 경험자의 50%는 공기업이나 교육기관, 정부기관 등 공공부문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학이나 초.중.고교 등 교육기관 취업자가 24.4%로 가장 많았고 군인.정부 등 정부기관이 15.9%, 정부투자기관이 9.7%로 조사됐다. 민간회사나 개인사업체 등 사기업에 취업한 비율은 40.7%에 불과했다.
반면 공무원시험 경험이 없는 대학졸업자들은 74.4%가 사기업에 취업했고 공공부문 취업자는 10%로 그 비율이 크게 낮았다.
이처럼 취업 형태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의 경우 시험에 합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공무원과 업무 여건이 유사한 공공부문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