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과 기억장애, 그리고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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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이란 어떤 사실을 잊었더라고 누가 귀띔을 해주면 금방 기억해 내는 현상으로 흔히 정상인에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억장애는 귀띔을 해주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으로 건망증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

기억장애 외에도 방향감각 저하, 판단력저하 등 다른 사고력에도 장애를 보일 때가 있을 때 비로소 치매라고 한다. 단순 기억장애에서 치매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기억장애가 있을 때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기억장애가 수개월을 두고 갈수록 심해지거나 다른 판단력이나 사고력의 저하가 동반되었을 때 특히 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기억장애와 치매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한 환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환자는 64세 할머니로 약 10년 전에 고혈압과 당뇨병을 발견하였으나 불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해 왔다. 약 3년 전부터 할머니는 어떤 이야기를 한 다음 그 이야기를 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런 일이 드물었으나 갈수록 빈번해졌다.

남을 의심하는 경향 때문에 며느리, 손자와 언쟁을 한 적도 있었고 의심의 폭이 커지면서”나를 죽이려고 내 밥에 독을 넣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외출했다가 길을 잃은적이 두 번 있었다. 가족들은 노망은 치료가 안된다고 생각하여 병원을 찾지 않다가 최근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남의 방문을 두드리고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할 때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물건을 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여 병원을 찾았다. 단층촬영과 뇌동맥촬영을 한 결과 오른쪽 경동맥이 90%가량 좁아져 있었고 왼쪽도 60%가량 좁아져 있었으며 뇌혈관 세동맥(조그만 가지)이 막힌 결과로서 뇌세포의 손상이 매우 심했다.

이 환자는 혈관성치매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할머니가 3년 전, 기억장애를 처음 보이기 시작했을 때 병원을 찾았더라면 그 이후에 나타난 심각한 노망증세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뇌세포는 일단 손상되면 다시 재생하지 않기 때문에 늦게 발견하면 회복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기억장애는 나이가 들면 당연히 있는 것으로 무시하지 말고 병원에서 정확한 진찰을 받아 기억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모든 위험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예방약을 복용하여 치매를 예방해야 한다.

<송태진·중앙병원 신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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