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여파 ‘야간경마’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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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30도를 오르내리면서 푹푹 찌는 여름. 달빛과 별빛이 내리는 경마장에서 벌어지는 야간경마의 시원한 레이스는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주면서 많은 경마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던 이벤트였다.

그러나 올해는 한여름 밤 쾌속질주를 보지 못하게 됐다. 국제유가가 15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때문.

야간경마를 시행하려면 대형조명탑으로 1200룩스의 강한 불빛을 쏘아 대낮처럼 환하게 밝혀야 한다. 널뛰는 고유가시대에 에너지절약은 가정과 직장을 떠나 범국가적 차원에서 제1의 실천 과제된 만큼 올해의 야간경마는 평상시와 같은 주간경마로 치러지게 됐다.

4일 KRA(한국마사회)는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제주.서울.부산 3개 경마공원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야간경마를 전격 취소하고 주간경마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덧붙여 여름축제인 야간경마를 기다려 온 경마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한편 경주마들은 어떻게 여름을 보낼까?

수 천 만원에서 수 억원을 호가하는 경주마는 오히려 사람보다 더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여름을 보낸다. 말들은 시원한 지하 암반수로 자주 샤워를 하며, 마방에는 대형 선풍기가 연신 돌아가면서 땀방울을 씻겨준다.

‘더위와의 한판 승부’ 속에 좋은 성적을 위해 각종 방법이 동원된다.

경주마의 신체 중 가장 온도가 높은 다리에 얼음팩을 감아서 냉찜질을 해주는데, 특히 여름철 힘의 원천인 보양식도 빠질 수 없다. 열량 소모가 많은 여름철 충분한 영양공급을 위해 꿀과 인삼가루, 미네랄이 함유된 특별사료를 먹인다.

무더위 못지않게 경주마를 괴롭히는 모기와 파리를 쫓기 위한 전자파 전등과 방역 소독기도 마방에 비치된다. 모기는 피부가 연한 말을 좋아하는 데 말은 모기가 붙어도 고작 꼬리를 흔드는 것 밖에 못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모기를 쫓느라 밤잠을 설치고, 심지어 몸무게 까지 줄기 때문에 마필관리사들의 모기를 쫓는 일은 경주마의 여름나기에 필수사항이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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