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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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傳說)은 일단 흥미가 있다.

여기에 신비감까지 깊게 우러난다.

눈물겹도록 아름답거나 가슴 섬뜩한 이야기들도 있다.

듣는 이로 하여금 귀를 쫑긋하게 하는 이유다.

특히 그 하나하나엔 미풍양속과 명심보감이 살아 숨을 쉰다.

애증(愛憎)의 삶 속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하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방향까지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전설은 언제나 새겨야할 우리 조상들의 숨결인 것이다.

그 숨결은 해학과 풍자, 교훈과 미담의 콘텐츠로 다시 우리 곁을 파고들고 있다.

▲1960년대 중반 라디오 야간 전파를 타면서 15년 동안 장수를 누린 ‘전설 따라 삼천리’가 기억 난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각지의 대표적인 전설을 발굴하면서 재미있는 설화 등을 이야기 주요 소재로 삼았다.

게다가 성우 고 유기현씨의 구수한 해설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첫 방송 때부터 청취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라디오를 통해 들은 ‘전설 따라 삼천리’는 21세기 첨단 기기들이 만들어내는 기상 천외의 장면보다 훨씬 더 현실감을 주었던 것 같다.

새삼 TV가 없던 시절, 라디오에서 듣던 전설 드라마가 그립다.

▲전설 드라마는 1970년대 후반부터 ‘전설의 고향’이란 프로그램으로 안방극장에 등장했다.

형식은 각 지방의 전설을 재구성한 ‘전설 따라 삼천리’와 비슷했다.

권선징악(勸善懲惡)이란 큰 뿌리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것은 무더위 싹 잊게 하는 귀신 공포물로 등장, 한국형 납량극의 형태를 띠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TV 앞에 자리를 차지하기에 바빴다.

사실 한여름 밤 이만한 더위탈출 콘텐츠도 없었다고 본다.

올해는 8월 초부터 ‘전설의 고향’이 방송을 탄다고 한다.

머리털이 곧추서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서늘한 감동을 주기를 사뭇 기대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질 낮은 귀신 이야기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더욱 ‘왕짜증’ 나게 할 뿐이라는 점이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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