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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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부자집을 제외하고는 TV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바보 영구가 나오는 드라마 ‘여로’가 시작될 때면 TV가 있는 집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보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가 우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웃고 울리고 때론 기쁘게 하고 화나게 하고….
간접경험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헌데 요즘 TV드라마가 우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과히 파괴적이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든다.

대리만족의 단계를 벗어나 자기 통제력을 잃게 함으로써 현실에서 드라마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하기에서다.

폭력을 미화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청소년들은 너도나도 조폭을 우상처럼 여기고 흉내내기 일쑤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현실에선 도덕불감증이 팽배해지고 사회가 문란해진다.

드라마가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함정들이다.
미국에서 도박사로 명성을 날린 한국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 ‘올 인’이 연일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면서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특히나 스토리 전개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욱 관심이 간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올 인’으로 인해 제주도가 누리는 광고 효과가 1700억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수녀원 세트가 설치된 섭지코지의 경우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00%나 증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고 국제컨벤션센터, 테디베어뮤지엄, 지삿개, 송악산 등 도내 주요 관광지는 물론 감귤 홍보효과도 만점이었다는 게다.

허나 거기에도 함정은 있는 듯 싶다.
드라마 올인에서 제주의 국제자유도시 추진과정이 각색되어 나온다.
실제로 추진되거나 계획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내용들이 나오는데 드라마에서는 막대한 이권이 걸린 프로젝트로 그려지고 그 프로젝트를 서로 쟁취하려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양상을 보인다.

어렴풋이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이해하고 있는 도민들조차도 드라마를 보다 보면 ‘제주국제자유도시=투기장’처럼 느낄 정도로 드라마와 현실 사이를 혼돈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른 지방 사람들에게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실제 이미지가 왜곡돼 투기의 대상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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