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언(讒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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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이 말을 낳는 세상이다.

말 그대로 ‘괴상한 이야기’라는 괴담(怪談)이 난무한다.

그 것도 실체가 없는 신종 괴담들이다.

그러다보니 ‘괴담 공화국’이란 말까지 생겨나는 판이다.

요즘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사자성어(四字成語)도 자주 오르내린다.

‘삼인성호’란 사람 셋이 짜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거짓을 사실처럼 꾸밀 수 있다는 뜻이다.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진실처럼 곧이듣는다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사회에 확인되지 않은 온갖 괴담(怪談)이 떠돌아다니고 있음을 지적하는 쓰디쓴 비유인 셈이다.

▲우리 역사를 통해서도 괴담이나 괴문서는 끊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민심을 현혹하거나 오로지 비방을 위한 참언(讒言)도 숱했다.

특히 왕조 교체기나 사회 혼란기엔 참언이 부쩍 심했다.

참언은 거짓으로 꾸며서 남을 헐뜯어 죄가 있는 것처럼 고해바치는 말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엔 고구려 3대 대무신왕 계비(繼妃)의 아들인 왕자 호동(好童)이 왕의 극진한 총애에도 불구하고 죽은 것은 참언 때문이라고 했다.

적자(嫡子)의 자리가 뺏길까봐 두려운 원비(元妃)의 참언을 왕이 믿어 죄 없는 왕자를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공자는 충언(忠言)과 참언을 늘 구별하라 했거늘 왕은 왕비의 눈물에 그만 혹하고 말았다.

▲또 ‘여대생 사망설’ 괴담이 등장했다.

이 괴담은 촛불시위 와중인 지난달 2일 ‘20~30대로 보이는 여성이 전. 의경에 의해 목을 졸려 현장에서 즉사했다’는 게시물이 인터넷에 올려지면서 확산됐다.

경찰은 사망설 사진의 주인공은 당시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던 모 전경대원이라고 공개했다.

사망설을 퍼뜨린 자는 구속되면서 “떠보고 싶어 그랬다”고 자백했다.

그럼에도 최근엔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모 일간지 광고까지 등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경찰의 해명도, 목격자의 자백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추가 괴담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일본에 팔아넘겼다’는 ‘독도 괴담’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아무리 불신의 사회라지만, 참언에 휘둘리는 대한민국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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