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꽃의 천지를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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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 제주시를 출발, 한라산 어리목 입구에서부터 1100고지를 오르내리는 순간순간들의 백설의 숲, 나무들 가지마다 만개된 설화로 인해 감격적인 지상천국으로 빠져들면서 그만 차를 멈추고 말았다. 차문을 여는 순간 한 폭의 그림이었던 것이 실감나는 생동감으로 꽃샘추위 속, 고요와 눈꽃들의 속삭임 하며 눈송이가 으스럭대며 부서지는 소리는 경칩에 이르렀음을 고하고 있어 촉감이 온몸을 감싸안았다. 한편의 일행들 하며 다른 행락인들도 이미 자연에 도취된 선인들처럼 어우러져 제자리를 떠날 줄을 몰랐다. 분명히 꿈이 아닌 황홀지경이었다.

산 너머 남쪽으로 내려가니 이미 봄은 시작되고 있었고 따사로움은 몰래 푸름의 싹들을 틔우며 소리없이 조그마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산방산과 송악산 일대 곳곳의 유채밭을 지나 중문관광단지와 컨벤션센터를 거쳐 일출봉, 섭지코지 등지의 곳곳에 노란 유채꽃밭이 반겨주는 모습에 상쾌한 감에 젖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몇 해 전까지의 장대한 장관으로 펼쳐 보였던 ‘유채밭 천국’이 아닌 데에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남국 봄의 전령사는 절물오름 곳곳의 눈 쌓인 돌담 사이에 핀 일명 눈색이꽃인 복수초다. 올해도 한라산 남쪽에서부터 수선화, 매화, 동백꽃 하며 춘분에 이르렀을 때에는 제주 전역에 개나리, 목련꽃이 제각기 뽐내며, 밭들녘 돌담 사이 도로변에는 유채꽃이 봄빛으로 완연함을 보이고 있다.

꽃으로 봄의 향연 장식

이제 4월이 오기도 전에 한림공원이나 여미지에는 온갖 꽃으로 채워질 것이고, 제주도 전지역 곳곳에는 유채꽃, 벚꽃, 천리향으로 봄의 향연을 장식할 것이다. 그러나 봄의 제주는 제1의 관광지임에도 다른 지방 사람들에게 그렇다 할 동기 부여를 시키지 못하고 있고 그저 겨울과 봄은 바람 많고 스산한 감의 계절로만 생각케 하고 있다.

예나 다름없이 봄맞이 준비로 성산포, 남원 일대, 성읍, 구좌 등의 자치단체나 부녀회와 같은 단체에 한하는 행사가 되는 점에 아쉬움이 더하다.

다른 지방에는 부산 사상꽃축제, 광양시와 섬진강변 매화축제, 지리산 구례 산수유축제, 광주와 전남지역 화훼단체 봄꽃축제, 이천 산수유축제가 있고 4월에는 부천시 진달래축제, 안면도 꽃축제, 고양시 꽃박람회가 연례적으로 열리고 있다. 하물며 울산시의 사계절 초화류 심기, 청원군의 사계절 꽃동네 꾸미기와 같은 운동이 신나게 벌어지고 있다.

제주의 향기는 꽃의 향기에서부터 펼쳐진다. 천혜의 조건에 제주도는 제일 의적인 꽃의 천지를 가꿔야 한다. 꽃의 군락, 단지, 도로변, 그것이 자연이든 모아심기든 작물이든 분명 이는 한편의 그림이고 환상의 세계이면서 평화와 행복, 건강 자체로 명물, 명품이며 제주의 본색이다.

도민의 돈으로, 수고와 협동으로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모아 이벤트, 인센티브, 콘테스트로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 특수화, 상품브랜드화로 화훼천국, 사계절 천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로써 도, 시의 행정, 지역주민, 사회단체인 한마음 행사가 되고 도민의 결집과 응집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연 수출하는 바이오랜드

제주는 자연을 수출하는 바이오랜드다. 하늘과 바다, 대지가 푸름으로 청정을 생산한다. 햇볕 속, 바람 속, 구름 속, 바다 속의 정(靜)과 동(動)인 생명력과 생동감을 자아내고 있다. 산소를 뿜어내고 건강과 약재가 되는 목욕탕이기도 하다. 어디에도 담수욕, 해수욕, 온천욕, 삼림욕뿐 아니라 또 하나의 풍욕(風浴)의 장이 되고 있고 이 모든 게 자연의 덕이다.

올해부터는 유채꽃과 벚꽃을 통합한 ‘2003 봄의 축제’를 4월 6일부터 6일까지 3일간 펼칠 계획이라 한다. 짧은 일정의 시작이지만 봄이 끝나는 날까지 축제가 되기를 원하며 머지않아 ‘춘하추동 꽃의 축제’제주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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