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 135g이 생후 60일 영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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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최연소 생체 간이식 수술 성공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생후 60일된 영아에게 아버지의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수술'이 성공했다.

지난 4월28일 태어난 주인공은 모유수유 중에 구토와 혈변, 경련 등이 계속돼 병원으로 옮겨진 뒤 급성 간염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의 확진 결과 당시 아이는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방치하면 사망할 수 밖에 없는 `전격성간부전'으로 진행되던 터였다.

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다른 사람의 건강한 간을 이식하는 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태어난 지 60일 밖에 안된 아이인지라 의료진 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수술을 결심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소아에 대한 생체 간이식은 간의 왼편 반쪽(좌측엽)을 이식해야 하지만 이 어린이의 경우는 너무 어리고 몸무게가 4.4㎏에 불과해 아빠의 좌측엽을 이식해도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의 주치의를 맡은 서울대병원 외과 이건욱ㆍ서경석 교수팀은 고심 끝에 수술을 최종 결정하고 지난달 29일 오후 2시부터 9시간의 대수술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간의 가장 작은 기본단위를 이식해 주는 새로운 수술법(단분절 생체 부분 간이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 수술법은 아기의 간 전체를 제거한 다음 아빠의 8개 간 부위(8분절) 가운데 한 부위(3분절.135g)을 이식하는 방식이다. 보통 성인의 간은 무게가 1㎏에 달한다.

이 아이는 간 이식 후 소아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다 간 기능이 호전돼 지난 10일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으며 23일에 퇴원했다. 현재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외래진료를 받을정도로 나아졌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서 교수팀은 앞서 지난 2006년 7월에도 100일된 남자아이의 생체간 이식을 성공시킨 바 있다.

서경석 교수는 "간이식은 무엇보다도 수혜자에게 적절한 간을 이식하고, 제 기능을 갖게 하는게 중요한데 태어난 지 두달 밖에 안되는 아기에서도 생체 간이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면서 "국내 최연소 생체 간이식이라는 의미보다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내는데 일조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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