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보다 뜨거운 이웃사랑
여름 더위보다 뜨거운 이웃사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외환위기 이후 ‘푸드뱅크’에 227곳 참여
“김치, 닭, 떡…. 맛있는 음식으로 이웃사랑을 전해요.”

고유가시대를 맞아 물가 급등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운 가운데 작은 정성을 담아 불우이웃을 돕는 손길들이 있어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전해 주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싱싱부식’을 운영하고 있는 임정자씨(54).

임 씨는 도내에 푸드뱅크가 처음 도입된 1999년부터 지금까지 김치를 기탁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작은 가게라서 별로 도와주지도 못하는데 부끄럽네요.”

작은 힘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직접 담근 김치를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고마울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식품 제조 및 유통기업 등으로부터 여유 식품을 기탁 받아 불우이웃을 돕는 ‘푸드뱅크’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도 음식점, 빵집, 교육기관 등 227소가 참여, 먹을거리를 통한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제주시 동문시장에 위치한 대성닭집(대표 양성호)도 2년 전부터 푸드뱅크에 닭을 지원하고 있다.

양성호씨(37)는 지난해 태풍 나리에 큰 피해를 입었지만 기부를 중단하지 않은 ‘성실 기부자’이기도 하다.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보육원 같은 데 직접 갖다 주자니 너무 드러내는 것 같고…”라며 양 씨는 말끝을 흐렸다.

제주시 한림 매일시장에서 ‘제일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양연보씨(62)도 한달에 2∼3번은 꾸준히 떡을 기탁하고 있다.

양 씨는 이 외에도 명절 등 떡이 필요한 시기에는 푸드뱅크에 기탁된 쌀을 이용해 무상으로 떡을 만들어 주기도 해 사회복지 단체 등으로 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양 씨는 “돈 드는 일인가요. 그냥 손만 몇 번 더 가는 일인데요.”라며 그저 담담히 웃기만 했다.

그런데 이처럼 ‘서민을 돕는 서민들’의 정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행정당국의 지원을 받는 전담인력은 턱없이 부족, 이에 대한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형편이다.

현재 도내 전담인원은 도 1명, 제주시 2명, 서귀포시 1명 등 총 4명으로 이들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기탁처로부터 음식을 제공받는 일부터 도내 청소년 쉼터, 양로원, 복지관 등 시설 80여 곳을 비롯, 독거노인, 기초생활 수급자 등 523명에게 음식을 전해주고 있다.

<조정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