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학기술단지 막차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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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경제 사회 전반의 운용의 틀이 ‘경쟁적 시장경제’ 및 ‘Global Standard 준용’이라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대부분의 산업은 시장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선진국들은 이미 개발된 선진 기술을 바탕으로 경제성 있는 제품과 용역을 공급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잠식하여 기술개발 인프라를 붕괴시키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각국은 한편으로는 자국의 산업표준 등 인증기준을 이용하여 자국 인력에 대한 보호장벽을 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연구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자국의 인력 보호에 나서고 있다.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19세기에는 천연자원 및 기술체화 자본(예, 증기기관)이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였다면, 20세기에는 기술인력과 자본이 주요 요소였다. 반면 21세기에는 기술체화 인력이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21세기에는 기술체화 인력 1명이 1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될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우수한 기술인력은 국가경쟁력의 가장 핵심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 한 바 있으며 맥킨지컨설팅의 굽타 회장도 21세기는 “인재확보전쟁(The War for Talents)의 시대”라 한 바 있다.

이제 한 사회의 경쟁력이야말로 무력, 천연자원, 자본이 아니라 바로 기술력과 인재인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가 지식산업을 육성한다는 기본적인 방침은 바람직하다.

누군가 주변에서 땅을 사서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사람들은 땅을 사러 다닌다. 또 주식을 사서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나도 주식을 사겠다고 달려든다. 처음 돈이 될 사업을 발굴한 사람이 100원이란 돈을 벌었다면 10명이 달려들면 10원씩만 가질 수 있다. 또 100명이 달려들면 1원밖에 가질 수 없다.

이런 방식으로 큰손들은 땅, 주식, 채권 등을 오가며 남들이 투자하기 전에 투자를 해서 재미를 본다.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팔면 돈이 되는 것이다. 큰손들이 투자를 해서 가격을 높여 놓으면 이때 후발주자들은 달려들어 높은 값에 물건을 사 놓고 팔리지도 않고 가격은 떨어져서 낭패를 보게 된다. 이런 경우를 흔히 ‘상투’ 잡았다고 하거나 ‘막차 탔다’고 한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첨단과학단지는 IT와 BT를 추진한다고 한다. 그런데 IT와 BT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과학기술을 한다는 곳에서는 모두 추진하고 있는 역점사업이 아닌가. 지난 2월 6일자 제주대 김세재 교수의 시론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대전(바이오벤처타운 건립), 충북(의료보건산업종합지원센터, 전통의약품개발지원센터 건립), 충남(동물자원산업화지원센터 건립), 전남(생물식품사업화지원센터, 생물농업산학공동연구센터 건립), 경북(생물건강산업사업화지원센터, 해양생명.환경산업지원센터 건립), 강원(춘천 바이오타운, 강릉해양생물산업지원센터 건립) 등 모든 지역이 BT를 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BT 인력이 얼마나 될 것이며 아무리 BT와 관련된 지원이 많다고 할지라도 이제 참여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배당(!)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혹시 이제 제주도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BT라는 차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제주도가 특유의 아열대성 기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종의 특성을 보유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첨단과학기술단지의 성공이 보증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9세기적 패러다임은 천연자원이나 환경이 사회의 자산이었으나 21세기는 인력이 더욱 중요한 패러다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대환영이다. 그런데 방법론에 대해서는 숙고해 봐야 할 것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가 도의 재원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도를 위하여 부를 창출하는 기지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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