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용은 사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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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 패턴은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곳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모든 게 생존형이었다.

이제는 사회.문화적 욕구 충족형으로 생활.소비형태가 바뀌어 간다.
식료품비.주거비 등 생활비용은 줄어들면서, 교육.교양.오락비 등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제 분수에 지나치게 치장하는 과시형도 불쑥불쑥 나타난다.
인간관계 비용이라는 각종 모임 회비랑 경조사비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최근 이 같은 소비형태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곧 끝날 것이라던 이라크전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깜깜한 터널 속 끝이 보이질 않으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시대인 1998년 이맘때.

소비자보호원은 고실업.고물가.고환율을 이기는 건전 국민소비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문화비용은 소득의 3%, 소비지출의 5% 이내를 그 상한선으로 잡자고 했다.

최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전국 10~59세 남녀 2005명의 문화비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영화관람에 9706원, 음악감상에 6614원 등 월 평균 2만7028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이라크전이 장기전으로 간다면 우리는 비상경제체제를 맞게 된다.

요동치는 국제유가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실이다.
달리 방도가 없을 것이다.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구호가 전국에 메아리칠 것이다.
일단 이런 일이 벌어지면 문화는 모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가계부에서 가장 먼저 잘려나가는 항목이 문화비용이다.

먹고 살기가 어려운 판에 문화는 사치(奢侈)처럼 느껴져서일까.
문화란 고위층이나 부유층 또는 여유가 있을 때 찾는 향유물이 아닐 터인 데도 말이다.

책을 읽고, 그림을 보며, 음악을 듣는 것은 우리 생활 그 자체다.
그리고 영화나 연극을 관람하는 것 또한 우리네 삶의 일부다.

때문에 가계 지출의 예산을 줄인다면 문화비용만 뭉떵뭉떵 삭감하지는 말자.

당장은 그 영향이 별로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은 황폐해져갈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족동반 문화 나들이라도 하면 어떨까.
비록 생활고에 찌든 삶일지라도 오늘은 정신적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비용은 사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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