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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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갯머리 송사(訟事)’라는 속담이 있다.

아내가 원하는 바를 잠자리에서 남편에게 속삭이며 눈물로 청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남편 외에는 이를 견제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 허나 중대 결정에 대한 객관성과 정당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그 폐해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국가의 존망은 물론 사람의 생명까지 좌우하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은 집안이 화합하려면, 그리고 국가가 태평성대하려면 베갯머리 송사는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라고 가르쳤다.

그럼에도 우리 왕실만 해도 베갯머리 송사로 넘쳐나 역사가 바뀐 경우가 있다.

이불 속 은밀한 대화의 농간 탓이다. 그 약발은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인 지금도 여전한 모양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베개를 베지 않는 민족은 없다.

나름대로 독특한 베개문화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베갯머리는 부부사이의 둘 도 없는 보금자리라는 점에서 만국 공통이다.

비록 부부처럼 살을 맞대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못지않은 베개들도 적지 않다.

결혼을 앞둔 청춘남녀의 팔베개는 그리 정겨울 수가 없다.

새록새록 아기를 잠재우는 엄마의 팔베개에선 혈육의 정이 물씬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옛 어른들은 베개 가운데 살베개(肉枕) 이상 가는 베개가 없다고 했다.

체온도 통하고 베개 높이도 적당하기 때문이다. 안락함을 주기에 가장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잠자는 것도 웰빙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시대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느냐의 여부는 다음날의 컨디션을 좌우한다.

건강한 잠자리가 강조되는 이유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선택 가운데 하나가 좋은 베개다.

그런 점에서 잠을 자는 동안 심하게 코를 골며 자주 호흡이 끊기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을 위한 ‘웰빙 전신베개’가 최근 세계 최초로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돼 주목된다.

임상실험 결과에서도 기존 코골이 수술보다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여 미국 수면학회에까지 발표됐다고 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밤새 노심초사하는 가족들에게 희소식이다.

앞으로도 베개의 진화는 계속된다니 기대가 크다.

혹 오늘 아침에 일어나 어깨 주위가 뻐근하다면 베개를 바꿔볼 일이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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