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탄생 재현실험 개시..첫 양성자 빔 성공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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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 과학자 "진리의 순간 다가와"..충돌실험은 10월 예상

약 139억년전 우주 탄생의 순간을 재현하기 위한 빅뱅 실험이 10일 개시됐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는 이날 오전 9시39분(한국시간 오후 4시39분)께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00m, 길이 27㎞의 원형터널에 설치된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 첫 수소 양성자 빔을 발사했다.

린 에번스 LHC 프로젝트 책임자는 "첫 수소 양성자 빔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말했다. 첫 수소 양성자 빔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CERN의 컨트롤 센터에 있던 로베르 아이마르 CERN 사무총장을 비롯한 과학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발사된 첫 수소 양성자 빔은 원형터널을 시계 방향으로 돌게 되며, 원형터널의 4곳에 설치된 검출실에서 확인 결과 이 빔이 정상적임이 확인되면 두 번째 수소 양성자 빔을 발사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게 한다.


이후 두 개의 양성자 빔을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발사해 충돌시키는 작업은 수소 양성자 빔이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인 다음 달 중순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충돌 실험은 연말께나 가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주 소규모 실험을 통해 LHC의 정상 작동을 확인했으며, 그에 따라 이날 본격 실험에 들어가게 됐다.

CERN 소속 과학자인 미샤 펠렌은 "이번 실험은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올라가게 되며, 오늘 실험은 그 첫 단계"라면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진리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본격적인 충돌 실험에 들어가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발사된 두 개의 수소 양성자 빔은 원형터널의 LHC 내에 만들어진 두 가닥의 궤도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강력한 초전도 자석들에 의해 구부러져 두 궤도의 교차 지점에 마련된 알리스(ALICE)와 아틀라스(ATLAS), CMS, LHCb 등 4개의 대형 검출실에서 충돌하게 된다.

두 개의 양성자 빔이 충돌하는 순간,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지닌 작은 물질과 공간이 거대한 폭발을 통해 우주를 탄생시켰던 빅뱅 당시의 상황을 연출할 것으로 CERN의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실험의 목표는 `신(神)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Higgs Boson.반물질)를 찾고,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우주의 모든 입자들의 질량을 결정하는 이 힉스 입자를 발견하게 되면 질량의 기원을 알게 돼 물리학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CERN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위성방송과 웹방송으로 9시간 동안 수소 양성자 발사 실험을 실시간 중계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의 실험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각국의 취재진 260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그동안 CERN은 이번 실험을 위해 LHC를 이루는 8개 구역을 영하 271℃로 냉각시켜 우주 외곽의 환경을 만들고, 1천600개나 되는 초전도 자석들의 전기시험을 했으며, 그 후 각 구역의 회로들, 그리고 나서 각 구역 자체에 동력을 공급해서 LHC 전체가 하나의 통합된 기계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1994년 시작돼 14년 동안 95억 달러가 투입된 LHC 건설에는 전 세계 과학자 약 1만명이 참여했다.

LHC는 미국 페르미연구소에 있는 입자가속기의 능력을 훨씬 능가하며, 양성자 빔을 1초에 1만1천번 회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충돌 순간 빅뱅의 1천만분의 1초 상태를 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CERN측은 "이 것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입자 가속기"라면서 "그 이전의 어떠한 가속기보다 7배나 더 힘이 좋고, 30배나 강도가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정립된 우리의 우주에 대한 관점은 진공 상태의 작은 점에 불과했던 우주가 대폭발을 한 뒤 급팽창했다는 `빅뱅 우주론'이지만, 아직까지 힉스 입자를 비롯한 각종 입자들과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해 한계에 부딪혀 있는 상태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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