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아픈 새터민 향한 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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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톨릭의사회 5년째 잇단 무료 수술

“새터민(탈북자)들도 남이 아닌 우리의 이웃입니다.”

70여 명의 도내 의사와 치과의사가 활동하고 있는 제주가톨릭의사회(회장 한경훈)가 경제적 사정으로 병.의원을 가지 못하는 새터민들을 치료해 주면서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내과 전문의인 한경훈 회장은 이달 초 중이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새터민 남모씨를 종합병원에 입원시킨 후 무료로 수술을 해줬다. 제주에 홀로 정착한 남씨는 계속되는 통증에도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 수년째 참아 왔으며 그로 인해 염증이 뼈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 한경훈 제주가톨릭의사회 회장이 새터민을 무료로 진료해 주고 있다.

가톨릭의사회 총무인 고순희 내과 전문의도 이달 초 의료비가 없어 고민을 하던 허모씨에게 무료로 진료를 해줬다. 위장 통증을 호소하던 허씨에게 수면내시경 등 종합검진을 제공해 정확한 병명을 찾아내고 치료 혜택에 도움을 줬다.

가톨릭의사회 회원들은 제주에 정착한 새터민들의 건강을 5년째 보살피면서 ‘새터민 주치의’로 거듭나고 있다.

회원들은 또 치아보철 등 고가의 치과치료도 무료로 해주고 있다.

한 회장은 “새터민 대다수는 제주에 정착하기까지 중국, 몽골, 캄보디아 등 제3국에 숨어 지내면서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동안 자신의 몸을 돌볼 여유가 없어 여러 질환에 시달려 왔다”며 “더구나 중병을 앓고 있어도 치료비가 없어 앓고 있는 이들을 돕게 됐다”고 말했다.

1993년 결성된 제주가톨릭의사회가 새터민들을 돌보게 된 것은 5년 전 배달일을 하는 10대 탈북 청소년이 제주시 아라동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숨지면서부터. 당시 탈북 청소년은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돌봐주는 이 없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를 목격한 회원 의사의 제안으로 새터민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는 계기가 마련됐다.

회원들은 올해 추석에도 성금을 모아 새터민들에게 추석선물을 안겨주는 등 명절 때마다 그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맞이하고 있다.

회원들은 또 도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료진료를 해주기 위해 ‘라파엘클리닉’을 설치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현재까지 모두 418명을 진료하고 의약품을 제공했다.

한편 통일부 북한자료센터에 따르면 올 2월 현재 제주에 정착한 새터민은 66명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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