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해정 선생의 초서 맥 잇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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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국 선생 20일부터 문예회관서 첫 개인전
▲ 문종국 선생.

“지필묵을 벗 삼은 지 십 수 년이지만 여태 해정 선생의 확고한 가르침을 되새기며 붓을 듭니다.”

정암(正庵) 문종국 선생(84·사진)은 15년 전께 세월에 순응해 삶에 일대 전환을 가했다. 여생을 예술에 바치리라 다짐, 30여 년간 경영했던 원동목재사를 정리한 후 박태준 선생을 사사하며 서예에 입문했다.

주입식이 아니건만 결코 필획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던 스승의 교육방식은 지금 생각해도 신묘하다.

“해정 선생은 일주일에 1·2차례 서울에서 내려왔죠. 미리 숙제를 내줬어요. 부지런히 쓴 제자들만 진도를 따라갈 수 있고 나머지는 쩔쩔 매기 일쑤였어요.”

해정 선생의 숭엄한 지도를 상기하며 문 선생은 한시도 붓을 놓지 않고 오로지 서도에 정진했다.

슬슬 그의 서예도 일취월장, 경지에 올라 목관아지의 망경루 현판을 시필하기도 했다. 또 해정 선생의 문하생 모임인 정연회 창립을 주도해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영주연묵회 부이사장도 맡고 있다. 하나, 섣부른 과시를 자제해 언제부턴가 난무하는 서예공모전에 일절 출품하지 않아 ‘야인’이라고 불렸다.

문 선생이 이제 서예를 선보이려 한다. “부족한 점이 많으나 그동안 쓰고 고치고 그린 수많은 작품을 간추려 감히 펼쳐 보이렵니다.” 20~25일 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서예에 문인화를 더해 모두 37점 작품을 내건다.

▲ 문종국 作 목관아지 망령루.

끊임없는 서체 연구와 섭렵을 거쳐 초서에 일가를 이뤘다는 주변 평가를 냉정하게 심판받아 일찍이 초서의 대가였던 스승의 맥을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글은 온몸으로 써야 합니다. 그래야 화선지에 힘이 배고 혼이 담깁니다. 만약 글씨처럼 손목으로 쓴다면 두고두고 오래 볼 수 있는 수작은 나올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문 선생의 건강이 악화돼 거동이 불편하다는 소식이다.

초대 일시 20일 오전 11시.

문의 011-691-5167.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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