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록음악, 클래식의 옷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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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관객 환호, 식상한 편곡은 아쉬워

여느 오케스트라 공연과 달리 관객은 조용히 있지 않았다. 서태지의 '시대유감'이 오케스트라 선율을 타고 울려퍼지자 기립한 관객들은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뛰어오르며 노래를 합창했다.

26일 저녁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공연에는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약 3만 명의 관객이 몰려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서태지의 록음악을 감상했다.

이날 공연은 영국의 톨가 카시프가 음악감독 겸 지휘를 맡았다. 또 영국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구성한 65인조 '서태지 심포니 오케스트라', 서태지 밴드, 혼성 60인조 파주시립합창단 등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여름 ETPFEST에서 반소매 셔츠의 캐주얼한 복장으로 공연했던 서태지는 이날 검정 재킷으로 갈아입었고 클래식으로 편곡한 히트곡은 웅장한 선율로 중량감을 더했다.

'모아이(Moai)'와 '영원'은 한껏 템포가 느려져 서정적인 선율로 탈바꿈했고, '인터넷 전쟁'과 '죽음의 늪'은 강렬한 록의 느낌을 살리되 현악기와 관악기가 사운드를 뿜어내며 변화를 줬다.

'교실이데아'에서는 합창단이 무대에 등장했다.

서태지는 "1993년 이 노래가 나왔는데 한국의 교육 현실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다. 여러분이 바꾸지 않으면 아무도 바꿔주지 않는다"고 말한 후 웅장한 첼로와 심벌즈의 울림 속에서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라고 열창했다.

무대의 열정은 엔딩곡인 '컴 백 홈(Come Back Home)'에 그대로 옮겨갔다. 관객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기를 더했다.

서태지는 노래를 부르기 전 "오늘 나의 엄마 아빠도 오셨다"며 "여러분 중에 가출해 본 사람이 있나. 난 가출을 많이 했다. 사춘기 때 터질 것 같은 심장이…. 하하. 여기 오신 부모님들 걱정말라. 잘 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앙코르 곡은 서태지와아이들 시절 데뷔곡인 히트곡 '난 알아요'가 채워 큰 환호를 받았다. 화려한 불기둥과 불꽃도 공연장을 수놓았다.

그러나 다소 아쉬움도 있었다. 야외 공연장이어서 소리가 퍼져나가 서태지의 노래 소리가 명쾌하게 들리지 않았다. 또 오케스트라에 밴드 연주가 더해질 때면 기타, 드럼 소리가 사운드를 좌우했다. 또 일부 곡을 제외하고 신선한 편곡을 느끼기 힘들었다.

공연을 본 한 음악관계자는 "야외에서 격식을 차리지 않고 오케스트라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라면서도 "대부분의 곡이 비슷한 패턴으로 편곡됐다. 도입부 몇소절에 서정적인 멜로디가 입혀진 후 뒷부분은 거의 원곡에서 변화가 없는 듯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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