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전용 카지노 추진 ‘진정성이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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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는 사행산업으로서 그 순기능과 역기능이 극명하게 존재한다. 도박중독, 가산탕진, 가정파괴, 사행심 유발, 범죄율 상승 등이 카지노에 대한 역기능이다. 반면 카지노가 창출하는 순기능도 적지 않다. 높은 외화가득 효과, 지역주민 소득 및 고용창출 효과, 중앙 및 지방정부 재정수입 창출 효과, 연관 산업에 대한 생산 및 부가가치 창출 효과 등이 바로 그 것이다.

‘태형(곤장)’이 존재하고 ‘껌’조차 판매하지 않는 보수 국가 싱가포르가 오랜 금기를 깨고 결국 카지노 산업에 뛰어든 것은 카지노의 순기능을 극대화, 관광 산업의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이다. 리콴유 전 총리는 “나는 도박에 대해 선천적인 반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싱가포르의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카지노는 우리 세대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업이다.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고 말하며 40여 년간의 ‘카지노 불가’를 접고 2005년에 카지노산업을 허가하기에 이르렀다.

2009년 마리나 베이에는 미국자본 라스베가스 샌즈가 35억달러를 들여 건설중인 카지노가 문을 열게 되며, 2010년에는 센토사섬에 말레이시아의 겐팅하이랜드가 30억달러를 들여 복합 카지노리조트를 개설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카지노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관광객 수는 1700만명, 관광수입은 200억달러로 각각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07년 싱가포르를 찾은 관광객은 1030만명, 관광수입은 96억 5000만달러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도 대규모 카지노가 들어선다. 캐나다 아시안코스트와 미국 퐁텐블로 리조트가 손잡고 40억달러에 이르는 카지노리조트를 베트남 바리아붕타 해안에 건설하고 있다. 2010년 말까지 대형 카지노 1개와 1100개의 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 1개, 호주의 프로골프 선수 ‘백상어’ 그레그 노먼이 설계한 18홀짜리 골프장이 우선 개장된다. 2단계 공사는 2011년 마무리돼 카지노와 1300개의 방을 갖춘 고급 리조트 등이 세워진다. 3단계 공사는 2015년에 끝나 5개의 호텔(객실 규모 9000개)이 지어진다.

이 처럼 카지노에 부정적인 국가들이 카지노 산업 육성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관광객 유치와 더불어 고용 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수 증대 효과가 큰 점은 재정적자에 시달리며 세원 확보에 골몰하고 있는 각국의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제주특별자치도도 카지노 산업을 전향적으로 바라보고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침체된 지역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제주를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제한적 출입 카지노’설립을 공론화하고 있는 것이다.

때맞춰 최근 제주도관광협회가 주최한 ‘도민공청회’에서 국부 유출 방지와 관광객 증대, 재정확충, 실업완화, 전략산업 육성 측면을 고려할 때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필요성과 여건이 충분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개방시점에 대비한 도민합의와 철저한 사전준비, 정부에 대한 지속적 허가 요구 등을 통해 정부 결정시 제주도가 ‘1순위’ 허가대상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논리개발이 필요하다는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경제계와 관광업계 등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사회적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반대론자를 설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에 앞서 용역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여기서 제주도가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것이 있다. 국내 영리병원 추진때처럼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도민적 합의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고경업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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