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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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렸을 때 자주 듣던 전래동화 가운데 ‘청개구리 이야기’라는 게 있다.

때는 옛날 옛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 청개구리는 엄마 청개구리와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 살아생전에 엄마 말을 반대로만 행했던 불효자였다.

심지어 개굴개굴 울라하면 굴개굴개 하고 울었다.

근심 속에 시름시름 앓던 엄마는 “나를 냇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

자기 말을 반대로 하는 아이였기에 그렇게 말하면 산에 묻힐 걸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가 세상을 떠나서야 뒤늦게 후회했다.

엄마의 유언만은 꼭 지키겠다며 냇가에 무덤을 썼다. 그래서 아이 청개구리는 비만 내렸다하면 개굴개굴하며 울었다. 엄마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흔히 어른들은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보면 청개구리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청개구리 동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말썽꾸러기, 개구쟁이로 불리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요즘 기상청의 일기예보도 청개구리를 닮아간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외출하기 좋다고 했는데 실제는 장대 같은 폭우가 쏟아진 여름철 주말예보를 들 수 있다.

장마 기간에는 쨍쨍 햇볕이 내리쬐는 맑은 날이 더 많았다.

오히려 장마가 끝나서야 억수같이 비가 오는 경우도 이어졌다.

기상예보가 시민들을 골탕 먹이려는 듯 청개구리 심보를 자주 보여 왔던 것이다.

▲우리 정치권의 모습도 청개구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민심과 소통하겠다는 다짐은 말 뿐이다.

정부의 인사문제만 해도 아무리 여론이 들끓어도 내 식으로 가는 인사에서 변하지 않는다.

원칙과 철학이 실종됐다는 지적에도 자신들의 말만 들어보라고 압박하는 식은 정권이 바뀌어도 마찬가지다.

상식이 넘쳐나고 순리가 그리운 우리사회다. 상식과 순리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을 말한다. 물 흐름을 거스른 채 내 맘대로 살아가는 청개구리여서는 때늦은 후회와 슬픔의 주인공이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청개구리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만이 아닌 것 같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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