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집회·휴대전화 금지, 0교시수업..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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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학생들 행복추구.자기결정권 존중해야"

학생 교내 집회 금지, 교내 휴대전화 소지 금지, 0교시 수업 등 일선 초.중.고교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조치들이 모두 인권침해 소지가 높다는 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21일 학생들이 교내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행한 집회를 학교가 강제로 해산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울산 소재 S중학교장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청소년 인권 활동가인 A(20) 씨는 "S중학교 학생들이 학생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진행한 집회를 학교가 과도하게 대응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작년 10월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S중학교 재학생 150여 명이 작년 5월10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0교시 수업 반대', `휴대전화 소지 금지 규정 폐지', `두발자유' 등을 외치며 약 20분 간 학내에서 집회를 벌였고 학교측이 이를 강제해산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학교측이 당일 점심시간 이후 5교시 수업시간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집체교육 을 실시하고 학생들을 훈계하면서 집회 주도 학생 20여 명에 대해 체벌을 가한 사실도 확인했다.

학교측은 집회해산에 대해 "당일 집회는 인권활동가 A씨가 선동한 것이며 학교측에 신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집회"라고 해명하는 한편 집체교육과 체벌에 대해서는 "정규수업시간을 변경해 실시했고 체벌은 교육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그러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행된 집회는 다른 학생과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전개됐고 학생 권리와 관계된 집회였던 점 등을 감안할 때 불법집회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집체교육과 체벌에 대해 "당일 교장과 학생부장의 훈시와 체벌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통상의 집체교육으로 보기 어렵고 체벌 역시 `학생체벌 규정'의 원칙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집회를 열게 된 배경이 된 `교내 휴대전화 소지 금지 규정'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학교측이 학생과 학부모들에 대한 의견조사를 거쳐 취한 조치라고 하지만 학생들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권침해 결정을 내렸다.

즉 당시 학교측이 각 가정에 배포한 설문지에는 `각 가정에서 학생과 잘 의논해 찬성하는 쪽에 표시해 달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설문지 내용과 우리나라 가족의 의사소통 및 결정구조를 감안할 때 해당 조사결과에 학생 입장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인권위는 "요즘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는 필수품이며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순기능도 상당하므로 휴대전화 소지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자기의사결정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학교측에 관련 규정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0교시 자율학습'에 대해서도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 해도 이해 당사자의 동의가 전제되지 않았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학생을 1시간 일찍 등교시켜 자율학습을 시키는 것은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충분히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결정하고 역시 정책 재검토를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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