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문화공원 왜 뒤흔들어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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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직전인 2006년 6월 3일 문을 연 제주돌문화공원은 민.관이 머리를 맞대 성공적으로 조성한 제주의 대표적 문화 인프라로 꼽힌다.

당시 이 곳을 찾았던 사람들은 천연 원시림안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마다 자연스러움과 온갖 정성이 깃들었음을 기억한다.

심지어 돌멩이에 붙은 이끼까지 본디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고, 길 한가운데를 가로막은 나무와 넝쿨도 베이지 않고 넉살좋게 자리할 정도로 친환경 공법을 고집했음을 안다.

그래서 관람로 여기저기에는 ‘큰천남성’ 붉은 열매가 도발적인 자태를 드러냈고 다른 풀섶에도 보랏빛 ‘한라돌쩌귀’가 앙증맞게 숨쉬고 있었다.

특히 이 곳에는 탐라목석원 백운철 원장이 평생 모은 제주의 자연석과 민구류 1만 4000여점을 한데 모아 선뵌 점이 압권이다.

옛 북제주군은 1999년부터 1.2단계 사업으로 나눠 조천읍 교래리 100만평의 터에 ‘제주돌문화공원’이라는 대역사에 착수했다.

2020년을 목표로 총사업비 1852억원이 투입된다.

제주가 지향하는 국제자유도시의 선봉장을 자임하며 ‘제주의 전설과 돌’을 집대성, 새로운 신화창조를 준비해온 것이다.

여기에는 한라산 영실의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을 모태로 돌, 흙, 나무, 쇠, 물 등 5가지 독특한 테마가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중산간 풍광과 생활문화를 조화롭게 아우르며 ‘가장 제주다운’ 생활문화를 재현하려는 꿈이 서린 곳이다.

그런데 요즘 제주도가 돌문화공원내 행정재산 16만여 ㎡와 인근 리조트업체 소유의 애월읍 골프장 예정지 맞교환을 추진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해당 토지가 돌문화공원 밖의 맹지인데다 이달 말이면 조천읍축산조합과의 임대기간이 만료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업체측이 제공하겠다는 토지를 향후 의료.교육산업 투자유치 용도로 사용한다면 도민 이익에도 부합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았다.

이에 돌문화공원을 총괄 기획하고 있는 백 원장과 인근 축산농가들이 크게 반발한 것은 물론이다.

부지 교환이 이뤄질 경우 돌문화공원 주변 환경의 부조화나 생활터전의 멸실 등 크고 작은 난맥상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무엇보다 간과해선 안될 일은 행정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훼손돼선 안된다는 점이다.

오늘의 돌문화공원을 만들어낸 원동력은 옛 북제주군과 탐라목석원 간 협약에 따른 ‘신의 성실의 원칙’이다.

백 원장이 30여 년 간 모은 돌과 민구류를 무상 기증하고, 북제주군은 행.재정적 지원을 다하겠다는 게 그 것이다.

당초 시·군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해온 도정책임자의 약속을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제주를 위한 주요사업들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돌문화공원은 옛 북제주군이 추진한 역점사업이긴 해도 제주도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일궈내야할 제주문화의 디딤돌기에 그렇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특별한 땅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 제주인의 복리증진을 위해 존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차제에 제주도는 돌문화공원이 제주의 대표적 자산이란 점을 인식, 공원부지를 더 확장하지 못할망정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육성하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함성중 사회부장>
hamsj@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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