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망상과 욕심을 해학적으로 꼬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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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이어도 내달 '소원풀이'...문진본부 지원 주목

옥황상제가 잠을 청하려는데 웬 웅얼웅얼 소음 때문에 신경이 거슬린다. 총맹부인 왈, 인간세상에서 들려오는 원망과 원한의 소리라고.

대별왕과 소별왕이 저승과 자연의 질서는 바로 잡았으나 인간의 질서는 바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옥황상제는 둘을 불러 자초지정을 듣는다.

이때 소별왕은 억지 부리며 자신이 다 해결하고 오겠노라고 큰소리쳐 옥황상제의 허락을 받는다.

여기는 인간세상. 막상 소별왕은 무질서에 어찌할 바 모르다가 차력사들이 파는 가짜 약을 만병통치약인 줄 알고 자신의 옷과 맞바꾼다.

어리석은 소별왕은 약으로 인간의 원망과 원한을 풀어주려 하나 통할 리 만무할 터. 결국 그는 사기꾼으로 낙인찍혀 인간에게 잡힌다.

총맹부인은 소별왕을 구해줄 것을 간청하지만, 옥황상제는 잠을 못 잔 탓에 비몽사몽지간이고 대신들은 방법론을 두고 실컷 싸움질만 벌인다. 그녀는 보다 못해 대별왕에게 부탁한다.

한편 차력사 무리엔 익종이가 있다. 농촌에 늙은 부모를 두고 돈 벌러 도시에 온 자다. 가짜 약으로 소별왕의 옷을 얻은 그는 부자가 되지만 노름에 맛을 들여 다시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옥분이를 만나 잠시 회개하지만 제 버릇 남 못 주더니 결국 사람을 해치기에 이른다.

마침내 대별왕은 온갖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오방신을 데리고 인간세상으로 내려오는데….

이 같은 시놉시스의 연극 ‘소원풀이’가 11월 8, 9일 이틀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이어도가 제주 개벽신화인 천지왕 본풀이를 모티프로 창작한 작품으로 인간의 망상과 욕심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본풀이의 ‘오늘날도 인간 세상엔 연적 살인 도둑 간음 등 온갖 범죄가 여전히 많고 저승법은 맑고 공정한 법이다’라는 끝맺음 이후를 상상한 내용이다.

특히 공연은 창단 30주년을 맞은 이어도와 개관 20주년의 문예회관을 운영하는 제주도 문화진흥본부가 공동 주최해 큰 기대감을 낳고 있다.

문화진흥본부의 무료 대관, 연습장소 제공, 홍보채널 가동, 관객 확보 등 다방면 후원에 힘입어 극단 이어도는 공연의 호평과 흥행 겸비를 노리고 있다.

제주연극의 열악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첫 실험 격으로, 성패가 주목된다.

문의 011-698-7971.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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