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쟁은 종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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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국회는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위해 재석의원의 과반수가 훨씬 넘는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현실적 국익이란 명분에 대다수가 손을 든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논란이 많은 듯 싶다.

당연한 처사라며 환영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반인륜적 처사라며 반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대립은 분열양상을 띠며 아주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戰爭)’에 대해 말하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 말했다. ‘전쟁은 인류가 저지를 수 있는 죄악의 극치’라고. 그게 국가 이익에 따라 이뤄지든 종교적 신념에 따라 이뤄지든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죽이는’ 전쟁은 그 자체로 죄악이요. 그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이다. 이렇거늘 누가 있어 반전과 파병 반대를 외치는 이들에 대해 인류의 번영(?)과 국가적 이익(?), 종교적 신념과 가치(?)도 모르고 날뛰는 이들쯤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을까.

알려지길 부시는 마치 이번 전쟁을 ‘악의 축’을 붕괴하고 인류의 안녕과 평화를 구현하도록 자신에게 부여된 신의 계시로 여긴다고 한다. 이런 허무맹랑한 생각이 어디 있는가. 어떻게 신(神)이 당신께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음의 위험과 공포 속에 내몰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수많은 이들의 처절한 죽음을 담보로 얻어진 안녕과 평화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는 분명코 자신의 국가적 이익을 성취하기 위해 지금 신의 이름을 빌어 전쟁을 거짓 포장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에 덧붙여 후세인 역시 실제로 백성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살아온 권력가이자 잔인한 독재자라는 게 정설이다. 이런 그가 마치 자신을 알라신의 화신(化身) 정도로 착각하여, 이번 전쟁을 이슬람 세계를 향한 시온주의의 핍박과 박해로 몰아가려 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무서운 생각인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고, 심지어는 백성들마저 서슴없이 사지(死地)로 몰아넣는 지금의 그를 두고 전지전능하신 알라신께서는 과연 어떻게 생각하실까.

까놓고 말하자면, 이 둘은 공히 하늘을 우러러 도저히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죄를 사함 받기 위해선, 지금 세계 이곳저곳에서 수많은 이들이 외치는 반전과 평화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인류의 희망을 위협하는 전쟁이 당장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하신 바처럼, 그간 자신들의 섣부른 과오를 인정하고 인류 앞에 전쟁의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 나아가 전쟁에 의해 직접적 피해를 받고 슬픔과 좌절의 나날을 겪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이로써 한 국가의 이익과 체제 유지를 넘어 인류와 공생하는 방법을 배우고 진정한 인류의 안녕과 평화를 이뤄 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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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신부
고병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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