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공립고 운영에 중지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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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읍·면 1개 고교 기숙사 신설’이 현실화된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애월고, 성산고, 표선고에 기숙사 설립을 내용을 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해 논란 끝에 승인 의결했다. 차후에 관련 예산이 2차 추경에 반영돼 도의회를 통과하면 기숙사는 내년 한해 공사를 한 후 2010년 3월에 문을 연다. 기숙사 정원은 애월고 72명, 성산고 60명, 표선고 72명이다.

이들 고교의 기숙사 신설 사업이 도의회 교육위를 통과하기까지에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도의회 교육위는 지난 7월 총사업비 60억원으로 편성된 제1차 추경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정부의 방침은 도내 농촌지역 2개 고교를 선정해 25억원씩 총 5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인 데도교육청이 대상 학교수를 4개 고교(당시는 한림고 포함)로 확대함으로써 사업 규모 축소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같은 이유는 교육위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최종 통과시키기까지에도 계속됐다. 교육청 외부의 평가도 기숙형 공립고에 부정적이었다. 도의회로부터 용역을 의뢰받은 제주대 용역팀은 ‘2008년도 제주도 및 교육청 주요사업 분석 평가보고서’를 통해 기숙형 공립고 사업은 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이 떨어진다며 전체 평가 대상 40개 중 최하위급인 39위로 분류해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수모를 당한 도교육청은 “극히 일부 자료를 갖고 평가한 만큼 용역팀의 평가 결과에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교육계 내·외부가 기숙형 공립고 추진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기숙형 공립고에 대해 환호와 반발이 교차하는 타 시도와는 상황이 다르다. 타 시도인 경우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된 학교들은 군(郡)단위 지역 명문고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며 환호하고 있다. 반면에 선정에서 제외된 학교들은 “왜 우리는 제외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한정된 교원 인력과 재원이 같은 권내 기숙형 공립고로 집중되면 자신들의 교육여건은 더욱 악화돼 농촌지역 내에서도 교육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지역은 기숙형 공립고 운영과 관련해 이같은 ‘환호’도 ‘반발’도 없다.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는 실정이다. 농어촌우수고 기숙사 운영, 기업체 기숙사 제공, 기숙형 공립고 운영 등으로 사실상 도내 대부분 고교에 기숙사가 들어서는 셈이다. 그만큼 기숙사 시설이 타 시도와 달리 교육인프라로서 차별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기숙사 신설에 찬성을 하면서도 “기숙사만 덜렁 지어 줄 게 아니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제공과 교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육당국은 기숙형 공립고 운영이 많은 논란 끝에 추진되는 만큼 도의회와 학생·학부모 여론조사 등을 통해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를 찾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 지역사회, 학부모, 동문들도 기숙형 공립고가 ‘머물고 싶은 학교’ ‘찾아가는 학교’로 변신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고동수 교육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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