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갤러리 홍성석 작가 초대전
나무줄기를 도상화한 숲에, 한라산과 일출봉이 봉긋 솟아있다. 관덕정 삼성혈 용두암도 자리했고 사람 노루 개 고양이 새 뱀 사슴이 마구 뛰논다. 제각각이면서도, 서로 연결돼 있다.
홍성석 작가의 ‘나의 정원-자라는 숲’이다. 화면은, 상징적인 제주의 코어다. 섬의 온갖 생명체들이 줄줄 엮인 채 들숨과 날숨을 쉬며 맘껏 활보하는 모습에서 원초의 제주가 읽힌다.
요컨대 하늘이요 땅이고 바다인 제주바탕에 사계의 꽃바람이 살랑거리고 삼성혈과 용두암은 태고의 신비와 비밀을 간직한 채 심연을 형성하고 있다.
거기 울퉁불퉁 씨줄날줄 형상들의 사이엔 많은 ‘틈’이 존재한다. 이들 틈이야말로 ‘숨의 결’이고 ‘기의 운’이며 제주 씨알이다.
“홍 작가는 틈을 통해 제주 진면목을 보여준다. 숨결과 기운인 그것은 태허(太虛)와도 같다. 기는 태허에서 생겨서 모여 만물을 형성한다. 기가 흩어지면 만물은 소멸하고 다시 태허로 돌아간다. 작가는 태허의 숨결 위에 제주 자연을 생성했다”고,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평한다.
현인갤러리가 홍 작가 초대전 ‘나의 정원-자라는 숲’을 8~23일 마련하고 있다. 문의 (747)1500.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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