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떳떳한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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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인용하기를 좋아하는 말은 토머스 제퍼슨이 1787년 파리에 체류하면서 친구 캐링턴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 내용일 것이다.

“…만약 나에게 우리가 신문 없는 정부를 가져야 할 것인지, 아니면 정부 없는 신문을 가져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라고 한다면 나는 후자를 선택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신장에 크게 이바지한 제퍼슨은 그 뒤 1801년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되고 다음 선거에서 재선된다.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친구 노벨에게 쓴 아래와 같은 내용은 어쩐 일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신문에 난 것은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진실 그 자체는 오염된 전달수단에 실림으로써 의심스럽게 된다. …나는 신문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신문을 읽는 사람보다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문지면은 이렇게 구성해야 할 것이다. 즉 지면을 ①진실 ②개연성 ③가능성 ④거짓말 등 4가지 섹션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신문은 첫번째 ‘진실’의 장은 가장 면수가 적고 거짓말 섹션으로 갈수록 면수가 많을 것이다.”

올해 신문의 날을 보낸다.
어제 4월 7일은 제47회 신문의 날이었다.
언젠가 어느 선배 한 분이 하는 말이 우리 독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내일 신문 쉽니다’는 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섭섭했던지….
‘잘 알 만한 분이 그럴 수가….’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분 말씀이 참으로 솔직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독자를 우롱하는 신문’,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신문’, 심지어 ‘독자를 고문하는 신문’이라는 말에 이르러서는 신문인들의 가슴이 모두 무너져 내려앉는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는 ‘독자에게 떳떳한 신문, 역사 앞에서 당당한 언론’이다.

이 표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늘의 신문은 ‘독자에게 불신받는 신문, 시류에 영합하는 역사의식이 없는 신문’이란 말이 아닐까.

그래도 우리가 만드는 신문은 저 신문과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그 차이란 것을 알게 되면 부끄럽기 짝이 없어진다.

독자의 귀에는 그 차이점이 ‘둥둥’ 하는 북소리와 ‘딩딩’ 하는 북소리로 들릴 뿐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떳떳할 것을 다짐하며 신문의 날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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