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양과 질의 동반성장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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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근 탐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제주관광은 양적인 성장을 거듭해 500만 관광객시대를 넘어 600만 관광객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또한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중 재방문객 비율이 늘고 있으며, 4회 이상 방문한 관광객의 비율도 50%를 웃돌고 있다. 섬이라는 지리적 격리성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수백만 명이 해마다 제주를 방문하는 것은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다. 이는 그동안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민 모두가 땀 흘린 결과이다. 그리고, 제주가 방문객에게 특별한 매력을 주고 있으며, 관광지로서 제주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점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러한 제주 관광의 양적성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바로 제주관광이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입도 관광객이 500만명을 넘어서면서 관광객 숫자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경제적 이익이 있는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하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은 세미나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의 입맛에 맞는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경제적?환경적 측면에서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광현실을 보면 제주관광에 있어서 아직도 양적 성장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입도 관광객이 60만명을 넘어섰고 8월에는 62만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디서도 숙박시설이 모자라서 관광객을 수용하지 못하거나 도내 교통편이 부족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주의 관광시설 공급이 지난 몇 년간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현재의 관광시설을 가지고 제주도가 한 달 60만 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다면 1년이면 720만 명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 제주를 다녀간 관광객은 약 543만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숙박시설을 비롯한 각종 관광시설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관광사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일부 덤핑 관광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입도 관광객 수에 비해 관광시설 공급이 훨씬 웃돌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광수급의 불균형은 제주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관광정책의 방향은 무엇인가?

국내외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제주관광 투자는 그 어느 때 보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관광시설 확대가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공급이 확대된 만큼 수요의 증가가 동반되어야만 제주관광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양적인 관광성장을 이루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제주가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관광 컨텐츠를 개발하고 고품질 관광을 지향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가 질적 관광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을 요하고, 양적 성장의 뒷받침이 없이 제주관광이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고품격 관광을 이룬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제주가 기존 도내 관광시설을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적어도 700만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제주관광의 생존에는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하는 질적 성장과 더불어 양적성장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반되어야 하는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먼저 관광객 확대를 위해서 원하는 시간에 제주를 찾을 수 있도록 항공편 및 배편 확충에 힘써야 하고, 지속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와 더불어 다양한 관광컨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또한 관광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균형을 이루기 위한 관광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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