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람, 일상의 탈출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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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작가 첫 개인전 10~16일 서울 성보갤러리서

제주작가 김성환(44)은 일탈을 꿈꿔왔다. 화가로서, 잃어버린 시간과 장소를 더듬어 화면에 옮겼다. 왜곡된 인물형상을 등장시켜 추억의 시간 안에서 대화케 했다. 사색의 산물이었다.

그가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 후 20년 만에 ‘일탈을 꿈꾸며’란 제명을 걸고 첫 개인전을 연다. 10~16일 서울 종로구 성보갤러리에서다.

‘현실과 비현실, 희망과 절망의 경계 어디쯤에서 나는 어쩌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평온한 휴식을 갈망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일탈을 꿈꾸며’ 연작의 배경은 크게 2가지다. 단색조의 것과 구멍 숭숭 뚫린 것.

그중 단색조의 배경엔 활자, 원 등 오브제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무미건조한 일상을 암시한다. 일탈의 복선이다. 여기엔 단순 현실탈출이 아닌 시공간을 극복하려는 예술적 욕망이 전제돼 있다.

결국 작가의 성취욕은 구멍 난 배경 작품에서 발현된다. 불규칙하고 쓸쓸한 현무암의 구멍 같은 거기 시간과 바람이 깃들었다. 제주작가로서 육화된 태생적 예술관의 발로다.

다음으로, 인간 위의 시간조차 잃어버린 괘종시계, 제본된 노트의 녹슨 철사, 캔버스를 묶은 줄은 숙명에서 일탈하려는 바람을 제약하는 소재로 등장해 ‘벗어나려는 욕구’를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낡은 기계부품에서 피어난 목련도 이상향, 바람, 일탈을 극적으로 표상했다.

“구멍은 창조의 원천이자 무한한 생명의 자궁이다. 슬픈 역사를 지닌 동굴일 수 있지만 인간에게 휴식을 주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작가가 희망한 예술적 일탈은 인간 심연에서 풀 돋고 꽃이 피는, 궁극적으로 이 세계의 대안이다.”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큐레이터의 평이다.

‘내 일상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반복의 연속이고 무심의 점철이었다. 첫 개인전 결정 후, 붓을 들고 날마다 밤을 지새웠다.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오로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일념뿐이었다.(…)나름 소중한 작품을 얻었다. 모처럼의 일탈은 아름다웠다.’(작가노트 중에)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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