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막질환은 크게 판막이 좁아져서 피가 잘 못나가는 협착증과 판막이 잘 안 닫혀서 줄줄 새는 폐쇄부전증으로 나눈다. 두 경우 모두 우리 몸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서 심장이라는 펌프에 무리를 가해 심장이 점차 커져서 심부전이라고 하는 심장기능의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이러한 판막질환 중 대동맥판막질환을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대동맥 판막은 심장의 좌심실이라는 부분과 대동맥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판막으로 가장 높은 압력에 노출되어 있는 판막이다. 이 판막이 다양한 원인으로 병이 들었을 때 수술로서 치료하는 방법은 첫 번째는 판막을 잘라내고 인조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치환술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판막으로는 금속으로 만든 판막 기계판막과 돼지나 소의 조직으로 만든 조직판막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금속 판막은 금속이 혈액에 노출되어있어 혈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응고제라고 하는 약물을 평생 복용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피검사를 통해 그 농도를 맞추어야 하는 큰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금속으로 만들어져 이론적으로는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여 잘 관리만 하면 평생 재수술 없이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직 판막은 심장박동이 정상이라면 초기 3개월만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이후에는 복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육체활동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판막은 10년 정도 사용하면 구조적 변형이 일어날 확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며 15년 내지 20년을 사용하면 재수술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갖는다.
그렇다면 판막을 갈아야 한다면 무슨 판막을 선택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살아가야 할 삶의 질을 생각하고 현재 개발되어 사용 중인 판막의 장기 성적과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수술하는 의사로부터 듣고 상의한 후 환자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내 몸에 들어오는 것이고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조광리·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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