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술중독ㆍ재교육 `대충' 공무원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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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불성실 공무원을 가려내고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도입한 `현장시정추진단'에서 재교육 대상으로 분류된 공무원이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이고 교육에도 불성실하게 임하면 퇴출시킬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의환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권면직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는 2007년 4월 초 근무태도가 좋지 않거나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직원을 단순 현장업무에 투입하는 `현장시정추진단'을 운영하기로 하고 대상자 100여 명을 선정했다.

시 산하 사업소에서 방호 및 환경정비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술주정과 잦은 병가 사용 등으로 근무실적이 저조해 추진단으로 선정, 6개월간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됐다.

같은 해 10월 열린 평가에서 A씨는 재교육 기간에 술을 마시고 출근하거나 근무시간에 여러 차례 술을 마시는 등 태도 변화가 없었고 정기 평가에서도 하위 수준에 머무는 등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3개월간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올해 1월까지 병원 금주(禁酒)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고 청사 방호 업무에 대한 10매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연구과제도 부여됐다.

A씨는 병원을 방문해 그에게 알코올 의존 증세가 있고 `현재와 같은 금주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면 일상 생활 및 직업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단서를 받아 냈지만 보고서는 주어진 주제와 관계없이 경호학 교과서에서 다루는 경호원 수칙 등을 그대로 옮겨 4쪽 분량만 제출했다.

시에서 신뢰성이 의심되는 진단서를 발급받았다고 지적하자 그는 병원에 꾸준히 다닌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는 취지를 밝혔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회사 제출용임을 밝히지 않고 가족과의 원활한 관계 등을 내세워 소견서를 발급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후 다시 실시된 진단에서 그가 명백한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고 더 지속적인 치료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올해 3월 시는 그가 재교육에도 불구하고 근무능력이 향상되지 않았고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이는 등 정상적인 직무 수행을 기대할 수 없다며 직권면직 처분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대기명령 기간에 일어난 일 이외의 사항이 면직 사유가 돼서는 안되는데 단순히 연구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면직시킨 것은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2001년에도 음주사고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고 재교육 중에도 술 때문에 문제를 일으켰으며 이후에도 알코올 의존 상태가 심각했다는 점과 연구과제 역시 제출시한이 3개월이나 부여돼 무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할 때 직무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이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지방공무원법은 직위해제로 대기 명령 중임에도 근무능력의 향상이 어려운 점을 직권면직 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 이 기간의 사유만에 의해 능력이나 근무성적의 향상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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