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는 아동,남의 가정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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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아동보호전문기관 주최로 18일 열린 제6회 아동학대예방 학술세미나에서 남진열 제주대교수가 발표한 도내 10개 초등학교 4~6학년 4240명 대상 아동학대 실태 설문조사결과는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또한 우리사회가 아동학대 추방을 위해서 어떤 부분에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인지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따르면 40.8%가 보호자(가족) 등으로부터 신체학대를 경험했다는 응답했다. 도내 어린이 10명 가운데 4명꼴이다. 정서 학대와 방임 경험 응답도 30%를 훨씬 넘었다.

더욱 놀랍게도 가해자가 어머니인 경우 42.2%로 가장 많았고 아버지가 32.1%로 그 뒤를 이었다. 결국 아동학대의 74.3%가 부모에 의해서 지질러지고 있는 것이다.

아동을 적극 보호해야할 가정이 오히려 천진한 동심에 피멍이 들게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한 부모 가정이나 재혼가정 등이 적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일수록 아동학대가 심해지는 경향도 확인 됐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국제자유도시의 그늘에 가려진 우리의 우울한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국가와 지자체,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함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도는 2007년 전국 최초로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매년 4월27일을 ‘아동학대 추방의 날’로 정해 아동학대 만큼은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선언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주변은 아동학대를 남의 가정 문제로 치부해 외면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피해 아동은 학대의 후유증으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아 공동체 사회와의 일탈을 하게 되고 심하면 반사회적 인격형성에다 범법자로까지 전락할 수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아동학대 감시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당국은 아동학대 전문기관 지원 강화 등 이에 대한 대응시스템 전반을 살펴보기 바란다. 아동학대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비록 위기의 가정일지라도 아동을 사랑으로 보살필 수 있도록 이웃의 적극적인 관심도 더 없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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