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前代未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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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천황(破天荒)’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 천황은 천지개벽(天地開闢) 이전의 혼돈 상태를 의미한다.

파천황은 이 것을 깨뜨려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뜻으로서, 이전에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일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또한 황무지에서 인재가 나와 그동안 어느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을 때를 비유하기도 한다.

비근한 예로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스타 장미란 선수가 있다.

장 선수는 올 여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연달아 갈아 치우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를 ‘파천황!’이라고 부르며 그녀의 투혼에 놀라워했다.

파천황과 같은 의미로 ‘전대미문(前代未聞)’, ‘미증유(未曾有)란 한자말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통령선거 당선 1주년을 맞아 “기업이 됐건 나라가 됐건 체질을 개선하고 거품을 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전대미문의 위기이기 때문에 상생(相生)도 전대미문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도 회사도 틀에 박힌 과거방식으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야 글로벌 위기를 해쳐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통합과 화합, 소통과 실용 추구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선 승리 2년차를 시작하고도 그러한 시대정신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세밑은 단연 ‘전대미문’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경제위기만을 일컫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회가 난장판이다.

지난 18일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상임위에 단독 상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여야의 물리적 충돌로 쇠망치와 전기톱이 등장하며 외교통상통일위 회의실은 박살이 났다.

전대미문의 난투극에 놀아난 망나니 민의의 전당은 국제적 망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화와 합의의 원칙이 간데없는 국회, 여야 모두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오히려 망치를 들고 싶은 건 다름 아닌 성난 민심이다.

가히 ‘최고의 선(善)’보다 ‘최고의 악(惡)’에 짓눌린 전대미문의 대한민국 자화상들이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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