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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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짧은 시간에 세계적으로 관심을 끈 축구 전술이 있다. 이탈리아어로 ‘빗장’이라는 뜻을 가진 ‘카테나치오(catenaccio)’가 그 것이다. 수비수 뒤에 최종 수비수인 스위퍼를 두는 수비 위주의 포메이션으로, 이른바 최종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의 길목을 차단해 득점을 막는 방식이다. 물론 수비를 위주로 하다 보니 화끈한 경기내용을 기대하는 축구팬들의 입장에서는 짜증나겠지만, 위력만큼은 대단하다. 객관적으로 한 수 위라고 평가되는 강팀과 상대하더라도 여간해서는 지지 않을 정도니 말이다.

▲1960년대 이탈리아 인터밀란의 엘레니오 에레라가 감독이 도입해 팀의 놀라운 전적을 이끌어낸 카테나치오의 힘은 월드컵에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축구가 월드컵에서 수많은 승리를 이끌어냈을 정도니 말이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1982년 이후 7차례 출전한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를 제외하고는 고작 3번만 패했을 뿐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는 빗장수비에 화끈한 공격력까지 더해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우승까지 했으니, 무시무시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들만의 이길 수 있는 독특한 전략·전술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상사와 비유되는 스포츠의 전술 위력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임기 2년을 마치고 내일(26일) 퇴임하는 김형수 서귀포시장이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민들도 이제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인구 감소 현안만 걱정해 의기소침할 것이 아니라 인구 규모에 맞는 테마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중소도시의 인구감소 현상은 서귀포시만의 걱정거리가 아닌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하나의 현상인 만큼 행정 못지않게 시민들도 이제는 이길 수 있는 전술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란 게 그 요지다. 그 것도 지지 않는 독특한 전술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도시의 공통점이 바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공감되는 말이다. 기회는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요즘 용기가 뒷받침돼야 하는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송용관 남부지사장 겸 남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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