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화려하고 그윽한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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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 오미경 작가 31일까지 갤러리 모앙서 종이 주제 각자 개인전

여성작가 둘이 종이로 만든 작품을 갤러리 모앙에 저마다 풀어놓았다. 작가 한명은 김만씨(45), 또 한명은 오미경씨(38)로 각각 ‘손짓’ ‘담아두기가 자유를 만나다’란 주제로 1, 2전시실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

김씨 작품은 아트 북, 오씨의 경우 바구니공예가 주종이고, 공통적으로 생활 친화적이면서 자유분방하다.

둘 다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 중이다. 김씨는 ‘크리스마스트리 책 만들기’, 오씨는 ‘사랑바구니 만들기’를 진행, 전시장 한편에 도구와 재료들을 준비해 참여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기간 22~31일, 체험시간은 오후 2~4시다. 문의 (753)4646.

▲‘손짓’=제명은, 유년에 뭘 자르고 오려 만들길 좋아해 모친에게서 “쓸데없는 짓거리만 한다”고 꾸중 듣던 작가의 추억에서 비롯됐다고.

전북 김제출신인 그녀, 학창시절 미술재능을 인정받았지만 가정형편으로 꿈을 접었다가 제주정착 후 다시 붓 잡고 판화 배워 데뷔한 늦깎이 작가다. 얼마 전부턴 종이를 직접 떠 북 아트 제작에 열중했고 굳이 장르구분을 꺼린다.

전시장에 판화와 북 아트, 장서표, 수제종이 등이 내걸렸다. 버려진 철사조각과 병뚜껑, 돌멩이, 짝 잃은 단추, 폐지 등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제작된 것들이 다수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급작스레 별세, 미처 임종을 못 지켜본 부친에 대한 ‘선물’로 제작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부친의 흔적이 새겨졌다. 6.25참전훈장, 가족사진, 묘비, 기도하는 모습….

“예술은 대단한 것이 아니고 작가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렇게 나뒹구는 물건도 오브제 등 충분한 작품재료가 되고요.” 제주판화가협회, 대한북아트협회 회원인 그녀다.

▲‘담아두기가 자유를 만나다’=‘바구니는 물건을 담아두는 그릇 정도로만 여겨지곤 한다. 바구니의 담아두기란 역할을 한층 확장하고 싶다. 다양하고 별난 용도로 쓰이도록 바구니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한다.’(작가노트 중에)

모티프는 제주의 ‘씨부개기(씨앗 보관용 바구니)’다.

씨부개기 제작기법을 토대로 종이끈과 갈천으로 엮고 짠 다양한 바구니들이 전시작이다. 여기다 형태유지, 방충 방습효과를 내는 감물염색이 첨가됐다.

때문에 지극히 제주적인 색채가 짙게 묻어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은근한 색채로 변화해 느껴지는 깊이의 매력이 강렬하다.

관람객은 전시를 보고나서 스스로 상식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십상이다. ‘과연 바구니는 뭘 담아두는 것일 뿐일까.’

제주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후 쭉 ‘바구니 작업’을 연구해온 그녀다. 1994년 제주도 민예품경진대회 장려상, 1999년 관광기념품공모전 동상 등을 수상했다.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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