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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치권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대화와 타협은 실종되고 상대방을 헐뜯는 온갖 막말이 난무하고 심지어는 폭력사태까지도 종종 일어나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과연 우리 정치에 희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국회의사당내에서의 폭력도 진화하는 듯 하다.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회의장 진입을 놓고 여야간에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폭력사태에는 해머와 노루발(일명 빠루), 전기톱 등의 공사장비와 물대포, 소화기 등이 동원됐다고 하니 국회의사당이 공사판으로 전락한 셈이 됐다.

▲이번 국회 폭력사태가 국제적인 망신을 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공사판 장비까지 동원돼 민의의 전당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영국 BBC 방송과 뉴욕타임스, 중국의 신화통신 등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인터넷판을 통해 국회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상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여야간의 격렬한 폭력사태를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했다고 하니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이를 둘러싼 국내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최근 “제발 그만 싸우세요. 국회의사당을 없애주세요”라고 쓴 결식아동들이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인터넷에는 몸싸움을 하는 패러디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성인영화에나 붙는 ‘19금(禁)’마크를 붙여 국회를 조롱하고 있다고 한다.

▲폭력사태로 빚어진 국회의 공전으로 인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애꿎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제주도가 추진해온 특별법 개정안이 한나라당이 시급히 연내 처리키로 한 법안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연내 국회통과에 비상이 걸렸다.

특별법 개정안이 이번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인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이 차질을 빚게된다.

여기에다 제주도의 미래가 달려 있는 각종 역점사업들도 정체될 우려가 높다고 하니 가뜩이나 어려운 제주지역 경제현실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여야의 ‘정쟁’이 제주특별자치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한문성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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