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t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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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반 주5일제가 일상화된 서구에선 금요일만 되면 주말에 대한 기대로 들떴다.

직장인들은 “하느님, 금요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Thank God it’s Friday!”을 외쳤다.

2004년 7월부터 도입된 한국의 주5일제는 올해 7월부터 2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현실은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경기불황 여파로 그나마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다행일 정도다.

서구에선 예고 없는 구조조정의 불안감 때문에 휴가 기피증은 예사가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급속한 실물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경제위기가 직장인들을 20년 전보다 더 피폐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 IBM의 휴가 시스템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휴가를 써라, 그 것도 미리 얘기할 것도 없다. 목요일에 일을 마치고 주말을 3일간 쉬어도 된다. 2주를 붙여서 장기 휴가를 써도 괜찮다”고 했다.

한국의 직장인들에겐 꿈같은 얘기다.

하지만 정작 IBM 직원들은 불만이 누적됐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휴가를 가더라도 언제든 연락이 가능하도록 회사와 통신망을 구축해야 하고 항상 이메일 등을 체크해 휴가를 단축하는 경우도 감수했기 때문이다.

결국 ‘맘대로 휴가’의 속내는 온통 ‘워커홀릭(workaholic)’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워커홀릭’은 ‘일(work)’과 ‘알콜중독자(alcoholic)’의 합성어로 일중독자를 일컫는다.

일중독자와 일을 잘하는 사람은 분명 다른 개념이다.

전자는 이렇다할 취미도 없이 일만을 위해 일을 즐기는 사람이고, 후자는 일의 입안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동료와 소통 속에 즐기는 사람이다.

일중독은 가정과 사회, 대인관계를 소홀히 하게 되는 중병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지금 제주도 공직사회는 어떤가.

상당수 직원들이 일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들에게 공식 출퇴근 시간을 말하는 ‘9 to 6’를 체감케 했으면 싶다.

가급적이면 9시에 출근, 6시에 퇴근하는 분위기를 살려보자는 얘기다.

이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가족과 함께 충분한 재충전의 기회를 갖자는 의미다.

제주사회가 공직사회이고 보면, 공직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기 때문이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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