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해를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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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금년도 저물어가고 며칠 후면 또 다른 한해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이 순간에 우리 각자가 차분히 생각하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적인 연대감이 어느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는 어느 만큼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인간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 유명한 로마의 희극시인이었던 ‘테렌티우스’(Terentius, BC 195-59)의 싯귀 가운데‘나는 인간이다. 고로 인간적인 것은 나와 관계되지 않는 것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내용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과 관계되는 모든 인간이 문제는 나 자신과 관계가 되며 나와 관계되기 때문에 나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또 한번 이 말이 내용을 조명해 보면 강열한 인간에의 애정,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인간 그 자체는 공동운명체라는 연대감 같은 것이 그 밑바닥에 흐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감정이나 의식을 지니고 있는 한 어느 누구도 인간 속에 살면서 인간을 외면하거나 도외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유명한 성경을 접해보면 ‘예수’께서는 인간의 하나님의 형상과 같게 창조되었으므로 인간은 존귀한 존재임을 밝혔고 이러한 바탕위에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최고의 메시지를 인간에게 남겼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석가’께서는 지금부터 2,500여 년 전에 이 세상에 나오시어 인간은 서로가 더불어 의존하는 관계에서 성립된 존재임을 밝히고 따라서 인간 뿐만 아니라 우주에 있는 모든 생명체에 사랑을 베푸는 자비의 가치관을 수립하였다.

분명한 사실은 인간의 역사는 이러한 인간주의 또는 인본주의적인 삶과 이에 반하는 비인간적인 삶과의 갈등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세월의 변할수록 편안함과 풍요함이라는 선물을 안겨줬지만 이와 비례해서 자기 자신을 상실하고 자기 이웃까지 잊어버리며 삭막한 인간, 오염된 사회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각자는 극도로 발달된 물질문명과 기계적 효과와 능률을 본위로 한 산업주의 또는 획일주의 때문에 거센 비인간화의 물결이 휩쓸고 있는 심각하게 인간이 위협 받고 있는 소외시대를 맞고 있다. 마땅히 인간이 있어야 할 자리에 순수한 인간이 없다. 마땅히 인간이 존중되고 신뢰해야 할 자리에 인간이 푸대접 받거나 확대 받고 있다. 서로 간에 경계, 배타, 거짓, 불신으로 몰아고 있다. 아직도 우리 인간의 세계에는 기본을 무시하고 허위로 무장한 이들이 있다. 아직도 이 지구상에는 가난에 시달리고 배고픔과 추위에 죽어 가는가 하면 자유를 잃고 부당한 억압으로 인권까지 유린당하는 이들이 있다. 이렇게 불행한 현실은 곧 우리 인간의 살아가는 현실이다.

우리 자신은 어느 누구도 이 냉엄한 현실을 부인 할 수 없다. 여기서 생각하는 것은 오늘을 살고 있는 인간들이 이 토록 비참해 진 상황에서 그런대로 얼마만큼 연대적 책임을 느끼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인간을 바로 세우고 인간의 시대를 개선하는 기본은 무엇인가.

그것은 각자가 인간의 재발견 인간성의 회복이 급선무이다. 나의 권리가 지켜지고 있는 것만큼 상대방의 권리도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인간 각자가 정신의 내면 속에 메말라 버린 따스한 사랑을 되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바로 이것이 없이는 결코 인간의 바람직한 현실은 다시 복귀 할 수가 없다. 이제 지나가는 이 한해를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신뢰와 사랑이 연대한 인간관계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이 해를 마무리하자.

<고태호·제주 共改協 대표의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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